2018년 2월 5일 월요일

가족.


십 년을 함께 보내온 고양이.
자고 일어나면 오랜만에 만난 사이인 것처럼 다가와 인사를 해준다.
타이핑을 하느라 곁을 돌아보지 않았더니 그르릉 소리를 내며 케이블에 얼굴을 부비고 있었다.
독감에서 겨우 벗어나는 중에, 고양이를 만져주며 잠깐 마음이 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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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31일 수요일

Jeff Lorber



제프 로버가 그래미 상을 받았다. Best Contemporary Album 부문에서 수상했다.
상을 받은 음반은 작년에 발표된 Prototype 이다. Nathan East, Pau Jackson, Jr., Dave Mann, Larry Koonse, Chuck Loeb 등이 함께 참여했다. 물론 메인 리듬섹션 연주자는 Jimmy Haslip 과 Gary Novak 이다. 드럼과 베이스의 탄탄한 리듬이란 것이 무엇일까 궁금하다면 이 앨범을 들어보면 된다.

제프 로버가 활동한 세월이 오래였어서, 나는 그동안 그가 그래미 상을 몇 번은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에 알고 보니 여섯 번이나 지명되었다가 처음 그래미 상을 받게 된 것이었다. 나는 애플뮤직 덕분에 이 앨범을 빠르게 들어볼 수 있었다. 이 앨범은 지금까지 Jeff Lorber 가 만들어왔던 음악의 완성품이라는 느낌이었다.

버클리 출신의 많은 연주자들이 좋은 음악을 만들어왔는데, 그 중에서도 제프 로버는 그의 업적에 비해 평가가 덜 되어왔다는 생각을 했었다. 70년대에 버클리를 거쳐갔던 뮤지션들의 꾸준한 활동은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끼쳐왔다.

그는 14년 전 겨울에 그의 아내로부터 신장을 이식받았다. 신장에 관련된 유전병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의 누이도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훌륭한 연주자의 음악에는 음악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기운이 녹아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허비 행콕과 칙 코리아에게서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동시에 그들이 누구의 음악을 듣고 영감을 받았는지에 대하여 공부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했었다.

이번에 상을 받은 크리스찬 맥브라이드의 빅밴드 앨범과 이 음반을 차례로 들으며 새벽을 보냈다.

2018년 1월 23일 화요일

맥 오에스 업데이트


맥 오에스 업데이트를 하고 로직 프로 10.14를 업그레이드 했다.
낮에 자버린 바람에 다시 밤을 새우고 아침.

지금 아이맥은 6년이나 되었는데도 전혀 늙지 않고 멀쩡하다. 업데이트만으로 계속 새 느낌으로 쓰고 있다.

나와 오래 함께 하고 있는 악기들은 나이 들었지만 건강하다. 아마 컴퓨터 보다 오래 건강할 것 같다. 다만 꾸준히 신경을 써줘야 한다.

사람의 몸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뇌 정도는 컴퓨터 처럼 업데이트를 통해 유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언젠가 되어질 수도 있는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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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22일 월요일

일년 반.


순이가 떠난지 일년 육개월이 되었다.
여전히 그립고 매일 생각이 난다.
순이가 보고싶다.
자다가 깨어나면 의자에 앉아있을 것 같고 내 곁에서 숨을 쉬며 자고 있을 것 같다.
아이폰에 순이의 사진이 천 장 담겨있다. 매일 꺼내어 보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이 나면 특정한 시기의 순이 사진을 한참 보고는 한다.
일년 반이나 되었다니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

기쁨은 휘발되어 날아가버리고 슬픈 감정은 깊숙히 가라앉아 머문다.
사람들은 사라지는 기쁨을 움켜쥐려 하고 깊은 슬픔은 흘러내려보내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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