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23일 월요일

순이가 뒹굴며 좋아했다.


오랜만에 조금 시간이 생겨서 피로했던 몸을 충전하기도 했고, 바람도 쐬러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새벽부터 시작된 몸살 기운이 다시 도져서 오한으로 벌벌 떨며 이불 안에서 앓고 있어야 했다.
스웨터를 입은채 두꺼운 이불 속에 누워서도 추워서 떨고 있다보니 화가 나기 시작했다. 한참만에 집에서 뒹굴 수 있는 틈이 생겼는데 나는 정말 아파서 뒹구느라 하루를 보내고 있구나.

고마운 약을 넙죽 받아 먹고 따뜻한 물을 마시고... 한참을 자고난 후에야 겨우 기운을 차렸다.

고양이 순이는 늘 지내던대로 평화롭게 집안을 뒹굴며 있다가, 방문을 열고 비틀비틀 걸어나오는 나를 보더니 누운채로 고개를 들어 인사를 했다.

나는 순이에게, '그래, 너는 부디 조금도 아프지 말거라, 고양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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