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26일 월요일

내 고양이 순이.


여행에서 돌아와 제일 먼저 내 고양이 순이를 맡겨뒀던 곳으로 달려갔다.
열흘만에 다시 만난 나와 순이는 서로를 향해 한참 떠들었다.
각자 자신들의 언어로 수다를 떨었던 느낌이었다.


순이는 차를 타고 돌아오는 중에도 계속 말을 하고 처음 듣는 소리도 내었다.
그것은 기분이 좋아서 내는 소리였다.
순이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바쁘게 집안을 돌아다니고, 냄새를 맡고,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았다. 나는 순이에게 주려고 사놓은 깡통사료를 열어 접시에 담아 자리에 내려놓아두었다. 순이는 밥 먹는 것도 잊고 집안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깊은 밤, 순이는 졸음을 참고 참다가 내 다리에 몸을 기대고 잠들어버렸다.
나는 순이를 조심스럽게 안아 이불 위에 데려다주었다.
이제 또 며칠 동안은 일을 하러 매일 나가야하는데, 다시 혼자 집에 있어야할 고양이 순이에게 미리 미안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