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6일 금요일

마무리 공연.



이것은 이 달 둘째 주에 했었던 수원에서의 공연 장면이었다.

이제 밴드는 한 해의 마무리 공연 하나를 남겨두고 있다.
공연할 때 마다 티켓은 매번 일찍 매진되어 버렸다. 언젠가 가까운 곳에서 공연할 때에 초대하겠다고 약속했던 친구들에게 미안하게 되었지만 표가 많이 팔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 마음이 한결 낫다.

올 해는 너무 나쁜 한 해였었다.

다른 때 보다 서둘러 주변을 정리하고 새로 해야할 것과 그만 접어둘 것을 나누어 정돈하기 시작했다.



2014년 12월 16일 화요일

다시 연말공연.

해마다 반복해온 연말의 공연들.
이달의 첫 주에는 생방송처럼 꾸민 녹화가 있었고 금요일에는 수원에서 공연을 했다.

여름 부터 이펙터를 두 세 개씩 가방에 넣어다니며 연주했었는데 남아 있는 공연들은 긴 분량의 단독공연들이어서 페달보드가 필요하게 되었다.
준비된 셋 리스트를 노려보며 고민하다가 사용하지 않을 것은 떼어내고 쓸 것만 다시 끼워넣었다.
패치케이블을 확인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할 뻔 했나, 망가진 것을 발견하여 그것도 교체. 다시 담고 보니 그다지 조합이 변한 것도 없어서 굳이 고민까지 했을 일도 아니었지만.


이제 매 주 한 번씩의 공연이 남았다.

기온과는 상관없이 겨울은 점점 추워지고, 안달을 해보았자 겨우살이 준비는 언제나 잘 되어지지 않는다. 시간은 보나마나 점점 더 빨리 지날테니 다음 해에도 정신을 차리고 보면 연말이겠지.



2014년 12월 3일 수요일

고양이를 위한 둥지.


내가 자주 집을 떠나있었던 11월, 외국의 공연장에서 리허설 중에 집에서 보내온 사진을 한 장 받았다.
펠트를 재료로 아내가 만든 고양이용 둥지. 내가 보기엔 고치.

뒤이어 고양이들이 좋아하기는 할까, 라는 의심에 대한 대답으로 줄줄이 보내왔던 사진들.

몸집이 작은 고양이를 위한 작은 구멍 버젼.

군살이 불은 고양이를 위한 조금 큰 출입구 버젼.

큰 고양이를 위한 뻥 뚫린 버젼.

집에 돌아와 직접 구경을 했더니, 얘는 저 둥지를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 화장실에 가고 싶은 것도 참으며 온종일 뒹굴 뒹굴.

꾹꾹 밟아서 안락한 매트로 활용하기도.



판매용을 제작하고 있으므로, 값을 치르고 구입할만 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연락해주시길.

2014년 11월 24일 월요일

레코딩.

21일 금요일 아침에 멤버들과 춘천에 모여 녹음을 시작했다.

좋은 녹음실이었다. 사람들도 좋았다.
계속 잠이 부족한 날들을 보냈던 것 외에는 불편함이 없었다.
녹음을 할 수 있도록 악기와 장비들을 준비하는데에 들인 시간을 제외하면 이번에도 녹음은 속전속결로...

앰프는 에덴을 골랐다.
정직한 소리를 내주는 앰프와 캐비넷의 소리가 좋았다.

편안한 환경이었다. 내가 사용했던 페달은 베이스 드라이브 한 개.

이 녹음실의 느낌이 좋았던 이유는 나중에 생각해보니 무려 창 밖에 흐르고 있는 강을 볼 수 있다는 점이었나 보다. 사람들이 찾는 공원이기도 해서 녹음 도중에 뛰어 노는 아이들과 아직 서먹하게 손을 잡고 덜 가까이 함께 걷는 커플들도 볼 수 있었다.

미국 공연을 마치고 돌아와 녹음까지 끝낸 직후, 감기가 찾아왔다.
조금 긴 시간 오래 얻어맞은 것 같은 컨디션이 되어 그만 뻗어버렸다가, 다음날에도 알람이 울리기 직전에 일어났다. 그리고 졸음 운전... 도로 정체...

이튿날 더빙과 보컬 녹음이 진행되는 동안 나는 자동차 안에서 침낭을 베고 두어 시간 자버렸다. 깨어나면서 오들 오들 떨었다.

혹시나 하여 갈아뒀던 퍼즈의 건전지는 잊지 않고 빼뒀다. 한동안 쓰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