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7일 화요일

공연 사진.

산매의 '꼬마야'님이 찍어주신 사진.
거의 모든 공연을 보아오신 분이어서 어느 순간에 셔터를 눌러야 그나마 보아줄만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를 잘 아시는듯.

가끔 영상자료를 보면... 나는 왜 그렇게 꼼지락거리고 건들거리는지.

2014년 1월 6일 월요일

고양이와 새벽에.



밤새 돌아다니다 세 시에 들어와 기타를 안고 창밖이 밝아지는 것을 봤다.

일요일 아침, 아내를 강건너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에는 햇빛이 너무 밝아서 입맛이 없어졌다.


다시 집에 돌아왔더니 조용한 실내엔 새벽에 내려놓은 커피냄새가 은은하고 고양이들은 모두 실신한듯 잠들었는데 한 녀석만 내 앞에 다가오더니 가지런히 앉았다.


2014년 1월 4일 토요일

그 개와 고양이.


관련 이야기 
http://aulait.tistory.com/1876
http://aulait.tistory.com/1879

그 개와 고양이는 지금 함께 동네의 동물병원에서 자고 있다.
방송사에서 취재를 하러온지 거의 보름째. 두 마리를 함께 붙잡아 진단을 하고 입양을 보내려하고 있다고 들었다.
고양이는 쉽게 잡아 우선 병원에서 검사를 했는데 건강했다. 영리하고 민첩하게 도망다니며 보름 가까이 동네사람들과 방송사 사람들을 뛰어다니게 했던 개는 어제 아내의 손에 붙잡혔다. 나는 그럴줄 알았다고 했다. 아내가 그물을 씌운채 앉아서 안아줬더니 반항도 하지 않았다고.
개는 알고보니 새끼를 가졌다. 고양이는 개를 엄마처럼 여기고 있었다. 며칠만에 개와 다시 만나자 행복한 표정으로 몸을 부볐다.

방송사 사람들은 그래도 이 동네는 길에 사는 동물들에게 관대한 주민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사실은 길에 사는 동물들에게 난폭하게 대하고 인정머리없는 사람들도 많은 마을인데... 어쨌든 그렇게 말한다면 대부분의 다른 동네는 어떻다는걸까.

함께 개와 고양이의 구조를 돕던 몇 분들이 개와 고양이를 각각 임시로 보호해주거나 심지어 맡아 키우고 싶다고 했단다. 하지만 지금은 엄마 개에게 어린 고양이가 달라붙어 떠날줄을 모른다.
그들은 헤어져야할지도 모르지만 당분간은 함께 지내며 추위에 떨지는 않게 되었다. 다행이다.

연말의 공연.

이미 새해가 되어버렸고 며칠이 지난 이야기.
2013년의 마지막 공연을 했었다.

위경련으로 나흘을 뒹굴다가 겨우 몸이 괜찮아졌던 그날. 그래도 먹는 것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여 아침에는 계란 두 개를 먹었고 저녁은 대기실에서 도시락을 가능한 느리게 먹었다.

한동안 사용하지 않던 페달보드를 다시 꾸려 가져갔었는데 아주 잘 썼다. 스물 일곱 곡을 연주했고 곡 마다 미리 생각해뒀던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다만 공연 당일 새벽에 셋리스트의 순서가 또 바뀌었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손과 발이 무척 바빴었다. 잔머리를 많이 굴려야했던 두 시간이 지나자 정말 배가 고팠지.

공연 전에 충분히 점검을 했는데 연주 도중에 잡음이 있었다. 어제는 오랜만에 실컷 자고 일어나 악기 내부를 청소하고 문질러 닦았다.

그날의 공연은 괜찮았다.
마지막 음이 사라지기를 기다려 악기를 세워놓고 무대인사를 하고 있을 때에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