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28일 일요일

부평 공연

 

어제 토요일, 공연하는 날 새벽에 마감에 쫓겨 어쩔 수 없이 타이핑 하는 기분으로 페달보드를 꺼내어 정리하기 시작했다. 한 달 전 제주도에 갈 때 보드에서 컴프레서 페달 한 개만 떼어 가지고 갔었다. 전기잡음 문제를 일으켰던 일렉트로 하모닉스 페달 대신에 MXR 베이스 옥타브 디럭스를 보드에 붙이고, 프리앰프와 컴프레서의 위치를 바꾸어 연결했다. 그것이 공연 무대에서 아주 잘 작동해줬다. 리허설 할 때에 이미 좋은 소리가 나고 있어서 마음 편하게 연주할 수 있었다. 길게 고민했던 것이 아니라 하기 싫어서 버티다가 어쩔 수 없이 새벽에 급조했던 것인데, 결과가 좋았다.

가져간 악기들의 상태도 좋았다. 사실 한 달 넘게 쓰지 않았으니 상태가 나빠질 일도 없었다. 어제 공연에선 절반 분량을 펜더 엘리트 5현으로 연주했다. Passive 모드로만 썼다.

펜더 '64 재즈는 연말에 제주도에서 돌아온 후 두어 주 동안 줄을 풀고 가습기 앞에 세워져 있었다. 평소에 정확하게 조율한 상태에서 오래 두면 넥에 무리가 생기곤 했었는데 어제는 사운드체크부터 공연을 마칠 때까지 거의 여덟 시간 동안 두었어도 멀쩡했다. 올해의 첫 공연은 이렇게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