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11일 목요일


무슨 꿈을 꾸고 깨었다. 그리고 잊어버렸다.

과거엔 잠에서 깨어나면 꿈을 기억하고 그 꿈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곤 했다. 때때로 꿈풀이를 검색하여 읽어보기도 했었다. 꿈이라는 것이 기억을 정돈하여 뇌에 저장하는 과정일 뿐이라는 것을 안 다음부터는 자고 나서 꿈을 떠올려보지도 않게 됐다.

그 대신에 조금 전의 꿈 내용을 완전히 잊기 전까지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것을 기억하려 하고 있는지 추측해 볼 수는 있게 됐다. 아직 뇌와 꿈에 관한 과학적 성과에 대해 읽거나 배우기 이전에도 나는 꿈 꾼 것을 내가 현실에서 경험한 것과 관련지어 보는 습관이 있었다. 꿈이 미래를 예측한다던가 상징한다고 믿기 보다는 두서 없고 무논리적인 그 스토리를 기억하여 곱씹어 생각해보곤 했었다. 어릴 적 읽었던 책의 내용이나 영어 어휘들, 음악 등을 기억하는 데 꿈 꾼 것을 연관시켜 기억해온지 오래 됐다. 그것은 기억을 엉터리로 저장해버리기도 했다. 현실의 것과 꿈의 내용이 섞여서 소설의 이야기나 낱말들, 노래 등등이 실제 경험과 다르게 기억되기도 했던 것이다.

꿈에 대하여 중요하지 않게 여긴 이후로 나빴던 경험에 대한 기억이 덜 생생하게 기억되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사실을 기억하긴 하면서도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 같은 것은 우선 순위 밖으로 저장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자주 힘들고 기분 나쁜 꿈에 사로잡혀 은연 중에 정신적 피로를 많이 느껴왔다. 이젠 힘들게 하거나 우울하게 만드는 꿈은 꾸지 않고 있거나 빠르게 잊어버리거나 둘 중 하나로, 거의 기억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