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6일 토요일

쥐가 났다


 아침에 자고 있다가 오른쪽 종아리에 경련이 나서 고통스러워 하며 깨었다. 처음은 손으로 주물러 보려고 하다가 통증이 심해져서 신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아파지고 있어서 신음은 저절로 비명이 되기 직전이었다. 좀 더 침착하게 해결해 보고 싶었지만 그 대신 끙끙 앓는 목소리만 크게 나오고 있었다.

방문 밖에서 이지에게 밥을 먹여주고 있던 아내가 방문을 열고 들어와, 발로 내 오른발을 꾹 밟아 뒤로 꺾어줬다. 그리고 급히 다시 돌아가 이지에게 밥 먹여주기를 계속 했다. 일단 아내가 발복을 뒤로 젖혀 준 다음엔 거짓말처럼 통증이 잦아 들었다.

내가 막 통증을 느끼고 신음을 내기 시작했을 때부터 내 곁에서 자고 있던 깜이가 크게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내 신음 소리가 커지면 고양이는 더 크게 소리를 냈다. 고양이가 거의 고함을 치듯 소리를 내고 있어서 나는 아파하던 중에 팔을 뻗어 깜이를 쓰다듬었다. 아내가 뛰어와서 '조치'를 해주고 돌아간 다음에도, 통증이 가라앉아 내가 자리에서 몸을 일으킬 때까지도 깜이는 계속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제서야 돌아보았더니 고양이의 표정은 놀랐다거나 당황했다기 보다는 비장하고 용감해 보였다. 내가 팔을 뻗어 안아주자 깜이는 비로소 외치기를 멈췄다. 그 모습이 너무 우습고, 가여웠다. 한동안 고양이는 곁에 앉아 얼굴을 올려다 보며 나를 살피고 있었다.

밖에선 이지에게 밥을 먹여주느라 아내가 허리 통증을 참으며 웅크려 앉아 있었다. 깜이는 내 뒤를 따라 방에서 나오더니 제 밥그릇 앞에 앉아 늠름한 자세로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아내에게 들키지 않게 치킨텐더 덩어리를 꺼내 잘게 쪼개어 그릇에 담고 사료 몇 알을 섞어 고양이에게 주었다. 나는 조금 전 일이 식구들 앞에서 미안하고 부끄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