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5일 월요일

부산 공연.

악기를 미리 차편으로 보낼 수 있었던 덕분에 기차를 타고 부산에 갔다.
집에서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향했다. 몇 년 만에 지하철을 타보았다. 갈아타거나 출입구를 찾아야 할 때에 바짝 긴장을 했다. 스스로 내가 멍청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 지레 겁을 먹는다. 그만큼 조심하게되 된다.

리허설을 위해 공연장에 도착했더니 이미 모든 준비가 되어있었다.
완벽한 음향, 악기와 앰프와 모니터의 위치, 연주하는데에 필요한 것이 다 갖춰진 상황이었다. 이런 때에 매우 고맙다.

공연장에는 이런 것이 펼쳐져 있던 모양이었다. 다른 분이 찍어주신 사진이었다.

무대 위의 조건이 좋았기 때문에 첫날의 리허설도 좋았다.


이번 부산행은 밀면집 투어를 했다.
첫날 도착 후 저녁을 밀면으로 먹었다. 공연 후 저녁은 냉면을 먹었다. 둘째날에도 두 끼 식사 중 한 끼는 밀면을 먹었다. 귀가하는 날 부산역으로 가는 길에 남천동에 들러 또 밀면을 먹었다.

부산국제영화제도 끝났다. 공연을 마친 후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 끝난 것을 늦게 알았다.
일하느라 좋아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며 지낸다.

첫날의 공연을 마치고 나왔더니 공연 시작 즈음 사직구장에서 지고 있던 롯데자이언츠가 그 사이 역전승을 했다고 했다. 부산 전체가 신나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시간도 많았고 렌트카도 있었어서 부산 시내를 돌아다닌다거나 심야 드라이브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급히 휴식이 필요했다. 호텔로 기어들어와 쓰러져버렸다.
다음날에도 그다지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값 비싼 호텔 사우나에서 급찜질을 했다. 맥을 못추고 침대에 쓰러져있다가 일어났더니 조금 살 것 같았다.

두번째 날 공연장에 도착했을 때의 하늘. 하늘에 구름들이 흩어지고 모이길 반복했다.

공연을 잘 마쳤다.
성취감이 있었다. 이번 공연은 만족스러웠다.
두어 시간 공연 중 한 시간 반을 플렛리스로 연주했다.
개운한 기분이었다.

콘트롤룸에서 찍어준 사진이었다.
어쩐지 공연 후에 내 얼굴이 좀 그을린 것 같았다. 사진을 보니 아예 조명으로 태닝을 시켜줬던 것이었구나.

부산역으로 향하는 길에 잠시 멈추어 바람소리를 들었다.
이틀 동안의 공연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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