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6일 토요일

연습 중


언제나 합주연습은 즐겁다. 시간 가는줄 모른다.
매일 편안한 연습실에서 합주나 하고 있다가는 도끼자루 썩겠다.
갑자기 정신을 차려보면 서로 노인이 되어있다거나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항상 즐겁기만 할 수는 없다. 이쪽의 일을 하는 분들은 모두들 지독하게 예민한 성격들이 많으므로, 뭔가 순조롭게 해결되지 않거나 부담이 많거나 하는 때에는 방 안에 무거운 공기가 흐른다.

그런 공기가 흐르건 말건 간에, 어쨌든 시간은 멈추지 않고 지나간다.

매정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조롱하듯 30년이 넘은 음악과 작년에 녹음한 노래들이 뒤섞여 울려지고 있을 때에는 자주 현실을 잊기도 한다. 아무리 뒤집어 보고 다시 매만지고 무엇을 덧붙이거나 덜어내어 보아도, 남는 것은 귀한 노랫말과 선율들. 가면 갈수록 쉼표와 음 한 개가 어렵고 두렵다.


내일은 시월의 첫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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