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30일 화요일

골목길처럼.


순이는 악기들 사이를 소리도 없이 잘도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다.
순이와 함께 살기 시작했던 첫 날에, 나는 어린 고양이를 안전한 곳에 놓아두고 한참 청소를 했다. 도중에 돌아보니 고양이가 없어졌었다. 좁은 방 안을 두리번거렸다. 순이는 내 악기의 페그머신에 주둥이를 부비며 한쪽 발을 올려두고 놀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올려다보며 야옹거렸었다.

여러 개의 악기들이 세워져있는 좁은 공간을 골목길처럼 누비고 다니는 고양이 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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