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3일 수요일

에기의 은신처.


고양이 에기는 혼자만 지내고 싶어했다.
그래서 제일 큰 방의 방문을 언제나 닫아두고 에기는 그 방안에서만 지내고 있었다.
순이는 어째서 자신이 큰방에 들어가지 못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닫혀진 방문을 열어놓으라고 두드리거나 발바닥으로 문지르기 일쑤였다.

그러더니 턱시도 고양이 쿠로가 방문을 여는 기술 보유자라는 것을 순이가 알게 되었다.
순이는 이제 생각나면 쿠로를 앞세워 방문을 열고, 장롱문을 열고, 작은 서랍도 열어볼 수 있게 되어버렸다.

어쩌면 이 기회에 우리의 이 나이든 언니 고양이가 순이와 함께 마루를 뛰어다니게 되지 않을까... 라고 우리는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에기는 가구 속의 작은 공간을 발견하고 그 안에 숨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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