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1일 월요일

새벽에도 곁에서.


고양이 순이는 깊은 새벽에도 매일 내 곁에 와서 자리를 지키느라 고생을 한다.
나는 그것이 고생스러워 보인다. 순이를 살며시 안아서 편안한 자리에 눕혀놓으면, 순이는 다시 일어나 그루밍을 하고 물 몇 모금 마신 후에 다시 내 곁에 찾아와 굳이 불편한 모습을 하고 졸기 시작한다. 미안하고, 안스럽고, 고맙다.

곁에 다가와 함께 있으려고 하는 것은 순이와 내가 둘이만 살 때에도 똑같았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순이가 앉은 자세에서 졸고 있는 기술이 늘었다는 정도이다.
나는 순이가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어준 다음, 다시 조용히 안아서 푹신하고 넓은 의자 위에 눕혀주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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