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12일 수요일

순이.


고양이는 상처를 입거나 병에 걸려 아프더라도 쉽게 통증을 표현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고양이 녀석이 아프다고 호소할때엔 정말 아픈 정도가 아니라 무지 많이 아픈 상태일때 그렇다.

동네에 외출했다 돌아와서 현관에 들어서는데, 높은 데 올라갔던 녀석이 나를 보고 반가와서 그랬던 것인지 조금 방정맞게 뛰어내리다가 그만 뒷발을 다쳤던 모양이었다. 바닥에 제대로 착지하지 못하고 나뒹굴더니 큰소리로 울며 발을 절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구석으로 몸을 숨겼다. 그런 울음소리는 처음 들었어서 나는 놀라고 말았다.
그게 걱정이 되어 다리를 살펴봤지만, 내가 봐서 뭘 알겠나. 그냥 꾹꾹 눌러보고 관절마다 움직여보고... 심하게 아팠는지 입을 찡그리고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비닐에 얼음을 담아다가 다리를 한참 문질러주고, 그래도 걱정이 되어 한참을 안고 있었다.

몇 시간 지난 후 지금은 아직 높이 뛰어오르지는 못하지만 절룩거리지 않고 잘 걸어다니고 있다. 무릎에 올라와 아양을 떨더니 아예 의자를 통째로 차지하고 누워버렸다. 발톱에 힘을 주고 비켜주질 않는다. 다행이다,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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