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15일 목요일

순이가 귀엽다.




처음에는 베이스 소리를 듣는 것이 싫어서 그러는줄로 알았다. 베이스를 치고 있으면 어디에 숨어있다가도 달려나와서 다리 위에 올라와 방해를 하곤 했다.
그럴때마다 다시 악기를 내려놓고 쓰다듬어 주고 달래준 다음 연습을 계속 했다.
어떤 때엔 나도 짜증이 나서 고양이를 덥썩 집어 푹신한 곳을 겨냥하여 집어 던진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고 나면 순이는 삐친 표정을 짓고 멀리 앉아서 나를 노려보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악기 뿐 아니라 내가 무언가를 안고 있으면 그런 행동을 보이는 것 같다.
바닥에 앉아서 책을 보다가 다리 위에 베개를 올려두고 책을 받쳐놓았더니, 아니나다를까 다가와서 그 위에 뻔뻔하게 앉아버렸다.

이것이 고양이가 가진 일종의 질투인지, 아니면 '너 한번 엿먹어봐라'라는 투의 심술인지 파악을 하지 못하여, 지금도 여전히 달래고 쓰다듬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그렇게 해주면 갑자기 많이 좋아한다.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마음 한쪽을 치유받는 기분이 들어서 나는 고양이에게 고마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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