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9일 일요일

Chris Botti


'크리스 보티 따위를 재즈랍시고...'라고 하는 글을 보았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음악을 많이 듣다가 보면, 쟝르와 스타일을 칼로 자르듯 나누는 일이 의미가 없다.

그리고 사실 재즈면 어떻고 또 아니면 뭐 어떤가. 음악은 아름답고 좋으면 그만이다.

이 음반, To Love Again 은 아주 좋은 재즈음악이다.
크리스 보티는 여러 가수들의 사이드맨으로 활동을 했다. 이 음반에는 참여해준 가수들이 많다. 스팅, 스티븐 타일러, Renee Ousted, Jill Scott,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Paula Cole 들이 한 곡씩 노래하고 있다.
참여한 가수들은 자신의 색깔을 덜 드러내며 크리스 보티의 트럼펫과 조화를 이뤘다. 그래서 전체적인 음반의 느낌이 들쭉날쭉하지 않게 들린다. 편곡은 몹시 깔끔하다.

크리스 보티도 벌써 마흔을 훌쩍 넘었다. 키 크고 미남이며 옷 잘 입는 이태리 나팔수였던 시절의 그를 생각하면 이런 사람은 나이를 들며 더 멋있어질 것 같다.
그의 연주는 세련되었지만 지나치게 튀는 법이 없다. 힘이 있고 따스하다.

이 음반은 팝가수들을 초대하여 재즈 스탠다드 곡들을 부르게 해준 것도 좋았지만 연주와 곡의 해석이 균형이 잘 잡혀 있는 기분이었다. 아마 재즈를 막 듣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추천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크리스 보티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크리스 보티의 음반이 케니지의 것과 진열대 위에 나란히 놓여 있는 것을 보면, 레코드점의 지배인이 크리스 보티를 모욕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재즈면 어떻고... 아니면 뭐 어떤가 싶기도 하고.

다음 달에 크리스 보티의 공연이 있다. 시간이 나면 가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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