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20일 목요일

꼰대

친구사이라는 것을 어렵게 여기지 않는 사람이 하는 일은 떼를 쓰는 것이다.

삼십여년을 알아온, 가장 오래된 친구녀석이 돼먹지 않은 꼰대로 되어지고 있는 것은 최악이었다.
무례한 언행을 일삼으면서 가책이 없고 빈약한 감각으로 남을 폄하하기를 즐기는 것을 이 나이가 되어서도 친구라며 감싸고 돌 수 없다. 그렇게 한다면 내가 더 돼먹지 않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무례함을 덮어주고 비열한 짓을 눈감아주는 것이 우정이라면 그건 똥이다.
그래서 졸지에 친구는 똥이 되고 말았다. 다음 날, 다른 밤이 되면 또 다른 이들에게 엉겨붙어 술과 고기를 먹고 도로위에 달라붙을, 그는 똥이 되었다.
술에 취해 친구의 가게 마룻바닥에 침을 배앝는 녀석을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역시 가책도 부끄러움도 없는 것은 술을 핑계삼은 못된 응석이다. 이만하면 충분했다, 라고 생각하고 웃옷을 들고 돌아서 나왔다. 녀석은 당연히 내가 태워다줄것으로 알고 주차장 앞에서 나를 기다렸다가 뒷자리의 차문을 열으려했다.
난 돈 오천원을 주며 택시를 타라고 해주고 집에 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