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4일 목요일

따스한 곳이 필요해


며칠만에 덜 추운 날씨. 어른 고양이가 어슬렁거리며 집안을 산책하며 다녔다.
추워지면 따스한 곳을 찾아 자리를 잡고 앉는다. 집안의 고양이들에게 아내는 핀잔을 줬다. 거리의 동물들을 생각해보렴, 너희들은 불평하면 안돼.

거리의 고양이들에게도 힘든 겨울이겠지만 거리의 사람들에게도 가혹한 계절이 겨울이다. 벌써 용산에서의 살인사건이 일 년이 다 되어간다. 혹독한 시절을 남보다 더 견뎌내어야 하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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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23일 수요일

눈을 잔뜩 맞았다


지난 20일, 아침 일찍 군산 비응항을 향해 출발했다.
그 곳에 폭설이 내리고 있었다. 도로는 얼어붙고 함박눈은 멈출줄 모르고 내렸다.
나는 아내와 아내의 친구를 차에 태우고 있었다. 옆자리와 뒷자리에서 그들은 무척 신이 나있었다.
내 자동차에는 네비게이션이 없다. 눈으로 모든 것이 가려져서 그만 엉뚱한 길로 들어서고 말았는데, 아이폰의 GPS 덕분에 우회도로를 찾을 수 있었다.


위험한 눈길을 잘도 찾아가 약속장소에 도착하여 겨우 밥 한 공기를 먹었다.
도착한지 두어 시간 지나서 바다 위에 가늘게 햇빛도 살짝 보이고 눈도 그쳤다.
오늘 일은 공연이 아니라 무슨 촬영이었는데.... 그분들의 생각은 저 빨간 등대 앞에 악기를 차려놓고 연주하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퍼붓는 눈을 맞으면서 말이다.


결국 장소를 옮겨 부근의 다른 곳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그럴 줄 알았지만 연주가 시작될 쯤 잠깐 비치던 햇빛은 다시 놀러가고 눈발과 바닷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겨울바닷가는 매섭게 추웠다.
나는 결국 왼손에 장갑을 낀 채로 연주했다.
아무도 실수하는 사람이 없어서 짧은 시간에 촬영을 마쳤다.
마치자 마자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겨울밤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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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14일 월요일

아이폰


JK형은 지난 가을에 일찌감치 언락 아이폰을 사서 전파인증을 받아 쓰고 계시는 중이고, 하루가 멀다하고 주변의 친구들은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거나 만나면 꺼내어서 보여준다. ‘아이폰, 안 사냐’라고 하면서.

애플의 뉴튼, 그리고 Palm시리즈를 사서, 기껏해야 최후에는 리모트 콘트롤러로나 쓰게 되던 시절이 있었다. 뉴튼은 철 지난 후에 중고로 샀다가 구입한 가격에 팔았었고... Palm시리즈는 몇 개를 썼던 것 같다. 디오텍에서 구입했던 한글 키보드, 사전들도 참 여러개... 착실하게 업그레이드도 했었다. ( 옛 이야기 보기 )

겨우 PDA 시절에도 기계에 집착했었던 내가, 이제야 비로소 정식발매되었다는 아이폰을 안 살 수 있겠나. 다만 올해 안에 ‘정발’은 글렀다고 판단, 지난 여름에 덜컥 삼성의 전화기를 사버린 것이 패착이었다.

아내와 나는 맥 오에스만 사용하는 사람들이고, 심지어 Moblie Me마저 충직하게 매년 결제해주는 인간들인데... 정작 누구보다도 기다려온 아이폰을 아직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일 년 동안 거의 방전 상태로 바닥에 누워있던 애꿎은 아이팟 터치를 조물락 거리며 주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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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13일 일요일

어째서 그렇게 나이들까

배우 이순재 아저씨가 영화홍보중에 그랬단다. ‘표준말을 쓰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이다. 대단한거다. 발상도 그렇지만 세상을 보는 시선의 수준도.

딴지일보 기사 보기

이 기사와 영상을 보고 그냥 우습지만은 않았다.
어느 나이 지긋하신 노배우가 ‘아무쪼록 혀를 날름거리지 않는 이가 대통령으로 뽑히길 바란다’라고 말해준다면 오히려 근사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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