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일 목요일

울산에 다녀왔다

 

9월 29일 화요일에 울산에 도착했다. 호텔 객실에 짐을 풀고 근처 식당에서 칼국수와 만두를 먹었다. 그리고 큰길을 따라 십오 분 쯤 걷고 돌아왔다. 일찍 잠들었다가 30일 새벽 두 시에 깨어버리는 바람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자메시지 수신 알림에 그만 과민반응하여 벌떡 일어났던 것이었다. 그 객실을 예약했던 이유 중 하나는 사진 속에 큼직한 책상과 탁상조명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일어난 김에 음악을 들으며 글을 썼다. 모처럼 잘 자다가 깨어버리긴 하였지만 덕분에 책상을 사용할 수 있으니 잘 됐다, 라고 생각했다.

30일 수요일, 일찍 체크아웃하여 근처에서 밥을 먹고 가까운 곳에 있는 호수공원에 갔다. 공연장소에 모이기로 한 시간까지는 다섯 시간 남아있었다. 조용한 호수 주변을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뭍으로 올라와 걷고 있는 오리를 발견하고 가능한 살며시 다가가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나를 수상하게 보았는지 이놈의 오리가 다시 헤엄쳐 멀리 가버리기 시작했다. 뭔가 어설프고 뒤뚱거리면서도 제법 재빠르게 도망을 치고 있어서 프레임 안에 충분한 크기로 담지 못했다.

근처 산길을 따라 올라가보았다. 소나무 사이로 난 길을 걸어 오를 때엔 좋았는데, 시간을 아껴보겠다고 급히 오르는 바람에 너무 멀리까지 가고 말았다. 돌아 내려올 때에 진땀이 났다. 산에서 내려와 공연장으로 가는 길에 주유소에 들러 연료를 가득 채우고 공연장소에 도착하여 그늘진 곳에 주차를 했다. 창을 열고 귀에 이어폰을 꽂은 다음 한 시간 쯤 자고 났더니 좀 개운해졌다.

그곳에 십오 년 전 쯤에 갔었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대기실에서 다른 사람들이 정확히 알려주었는데 그 장소에서 연주했던 것은 2012년 8월이었다. 점점 오 년, 십 년의 기억이 혼재 되고 세월의 거리를 잘 가늠하지 못하곤 한다.
순서가 삼십 분 정도 지연되어 공연이 끝나고 났더니 이미 깊은 밤이 되어 있었다. 새벽길을 달려 집에 돌아온 건 두 시 사십 분. 제법 고단했다.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호기를 부렸던 것이 머쓱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