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요일

노들섬에서

 

새벽과 아침에 계속 잠을 깨어서 몸 상태가 나빴다. 몽롱한 채로 하루를 보냈다. 낮에 리허설을 하고 순서를 기다리느라 네 시간 동안 대기해야 했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차에서 한 시간 반 쯤 자다가 깨었더니 노량진 쪽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 섬에 살고 있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잔디 위를 지나가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거리가 멀어서 반갑다는 내 인사를 잘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머리 속이 여전히 맑지 않은 상태로 무대에 올라가 연주를 시작하는데 내 동작이 좀 굼뜨는 것 같았다. 베이스로 시작하는 첫 곡이 평소보다 느리게 진행되었다면, 내 탓이었다. 정신을 차리려고 먼 곳을 쳐다보면 온통 흐릿하게 보이기도 했다. 공연을 마친 후 강변길을 운전할 때에도 멍한 채로였어서, 창을 열고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