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컴퓨터로 맥미니를 사고 오래된 아이맥에서 자료를 옮기느라 지난 월요일 하루를 다 썼다. 컴퓨터 두 개 사이에 휴대용 외장하드 디스크와 SSD를 번갈아 연결하며 파일을 옮기고 나서 로직 프로를 새로 설치했다. 프로그램의 사운드 라이브러리를 외장하드에 옮기는 데 또 시간을 다 보내고 있었다.
쓰고 있던 맥에서 마이그레이션 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다음날엔 열심히 애플리케이션과 드라이버를 설치했다. 그랬는데, OS Tahoe 26이 나왔다. 나는 이제 막 맥 오에스 Sequoia 에 도착했는데... 그래서 그날은 또 새 맥 오에스와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애플 TV 오에스를 OS26으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날을 보냈다. 업데이트를 마친 맥미니의 시동음이 경쾌했다. 1초만에 열리고 빠르게 프로젝트를 로딩하는 로직 프로 화면을 들여다 보며 감탄도 했다. 새로 추가한 SSD에는 음악 파일들을 모두 넣어 놓고 문제가 있었던 5TB 하드 디스크는 새로 포맷했다. 기기들이 하나씩 업데이트를 마치자 뭔가 더 쾌적해진 기분이 들어 좋아하고 있었다. 애플이 원래 목표로 삼았던 온디바이스 AI로서의 SIRI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그들이 긴 안목을 가지고 추구해왔던 시스템의 통합을 보고 있는 것이 반가왔다. 처음 시스템 9에서 맥 오에스 X으로 넘어갈 때의 일이 추억처럼 떠오르기도 했다.
새 오에스로 모든 기기를 업데이트 했더니 외장하드 디스크에서 읽어오는 로직 프로의 사운드 라이브러리가 느리게 느껴졌다. 이러느니 맥미니에 연결한 Dock에 SSD를 추가하는 것이 편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다음날 1테라바이트 SSD를 주문했다. SSD는 목요일에 도착했다. 그것을 Dock에 설치하고 로직 프로 사운드 라이브러리를 새 저장장치로 옮겼다. 이번엔 파일 복사 속도가 빨라서 시간을 오래 쓰지는 않았지만 나는 같은 짓을 두 번 하고 말았다.
그 다음날엔 내 부주의로 SONY NW-A306에 들어있는 SD 메모리를 맥미니에 연결한 Dock에 직접 꽂아버리는 바람에 메모리를 포맷하고 음악 파일 전부를 다시 저장해야 하게 됐다. 380 GB 짜리 폴더에 음악 파일이 수만 개 들어있는데 SD 메모리는 느리기 때문에 얼마나 시간이 오래 걸릴지 알 수 없었다. 한숨을 쉬면서 메모리를 다시 워크맨에 꽂고 포맷하다가 이번엔 안드로이드 오에스를 업데이트 하게 됐다. 그동안 워크맨을 인터넷에 연결하지 않고 쓰고 있었던 바람에 새 오에스가 나온 줄도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이날은 과천 공연을 하고 돌아와 워크맨의 안드로이드 오에스를 업데이트 하고, 워크맨을 맥미니에 직접 연결하여 음악 파일 복사를 시작했다. 워크맨이 워낙 느리기 때문에 업데이트 하는 데에도 오래 걸렸다. 파일 복사는 더 심했다. 처음엔 22시간이 걸린다고 나왔다가 한 시간 쯤 지났더니 18시간으로 줄었다. 그게 토요일 아침이었다.
충주 공연을 하고 집에 돌아와 모니터를 켜보았다. 느리지만 아무 탈 없이 SD 메모리로 음악파일이 복사되고 있는 중이었다. 이제 한 시간 남았다고 화면에 표시되고 있었다. 처음 예정되었던 것보다 시간이 줄었다. 이윽고 일요일 자정을 넘겨서 워크맨에 모든 음악 파일이 다 저장됐다. 애플뮤직이 지금 새로 나오는 음악을 듣게 해주고 셀 수 없이 많은 유산을 들을 수 있게 해주고 있지만, 그것은 이를테면 매달 돈을 내고 다니는 도서관 같은 것이다. 소니 워크맨에 열 다섯 시간 걸려 저장한 음악 파일들은 내 서재와 같다. 나는 그 음악들을 듣고 음악을 배웠다. 하루도 음악을 듣지 않고 지나가는 일은 없으니 좋은 음질로 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주는 기기들이 나의 일상을 돕는다.
컴퓨터와 휴대용 기기 등을 업데이트하고 재설치하는데 일주일을 다 써버렸다. 책상 위의 컴퓨터 환경이 시원해져서 좋다. 하지만, 이건 자주 할 짓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