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5일 월요일

새 컴퓨터


 8년 동안 쓴 아이맥을 그만 쓰기로 하고 새 컴퓨터를 샀다. 아이맥에서 더 이상 무선 인터넷이 되지 않아 새 맥미니로 자료를 옮기는 데 애를 먹었다. USB로 유선 연결도 안 되었고, 마이그레이션 앱에서 와이파이 P2P를 시도하더니 도중에 아예 멎어 버렸다. 하는 수 없이 외장하드와 SSD를 양손에 들고 일일이 자료를 복사해서 새 컴퓨터로 옮겼다. 그러느라 하루를 다 썼다.

과거엔 이런 일도 재미있어 했는데, 지금은 시간이 소모되는 것에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았다. 서둘러 보았자 소용없는 일이니까 차분하게 기다리며 도중에 재활용 쓰레기도 버리고 편의점에도 다녀왔다. 드디어 모든 것을 백업하고 써야 할 프로그램을 새로 설치한 다음 오전에 청소하여 비워두었던 책상에 다시 기계들을 설치했다. 그러느라고 또 몇 시간. 깊은 밤이 되어서야 다 끝났다.

하루 종일 새 컴퓨터를 쓸 수 있게 하는 데 시간을 다 썼다. 오랜 친구에게 페이스타임으로 몇 번씩 모르는 것을 물어보았다. 그는 귀찮아하지 않고 친절하게 잘 가르쳐줬다. 나는 최근 맥 오에스에 대해서도 컴퓨터 기술에 대해서도 아는 게 없는 상태였다.

책상을 정리하던 중에, 퍼스널 컴퓨터가 생겨나는 것을 목격했고 나중에 전설이 될 록밴드의 신보를 가슴에 안고 집으로 달음질칠 수 있었던 세대였어서 좋았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세대이거나 자기들의 시간대가 소중하겠지만 내 또래의 몇 십년은 참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