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새로 사준 고양이 가구를 베란다 창가에 놓아줬더니 오후에 고양이 짤이는 볕을 쬐고 바람을 즐기며 그 위에서 낮잠을 잤다. 내집의 베란다에서 사진처럼 바다가 보일 리가 없다. 저 사진은 AI로 배경을 만든 이미지이다. 고양이 짤이가 편안하게 자는 모습을 보면서 멀리 보이는 것이 높은 아파트 건물이 아니라 수평선과 하늘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양이들은 새 물건이 마음에 드는지 사이좋게 번갈아 올라가 놀았다.
나는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에 악기들을 싣고, 가득찬 쓰레기 봉투를 버리고, 가방에 옷과 양말 등을 챙겨 넣었다. 이제 어깨에 메는 가방에 지갑과 아이패드, 공책, 수첩, 펜케이스를 담으면 이틀 동안 집을 떠나있을 준비는 끝난다. 작년과 재작년엔 다른 사람들이 그날 오전에 출발할 때 나는 하루 전에 미리 공연장 근처에 가서 잤다. 허리통증 때문에 긴 시간 운전을 하고 리허설과 공연까지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몸과 마음이 좀 가볍다. 내일 아침에 집에서 떠나며 고양이들에게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를 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