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5일 토요일

합천에서 만났던 개.


새벽 다섯 시에 잠들어서 여덟시에 일어남.
265km를 만만히 보았는데 도로정체로 무려 다섯 시간 걸려 합천에 도착. 휴게소에서 먹었던 라면은 중부내륙고속도로에 뿌리며 온듯 배고파하며 공연 시작.

공연 후 식당에 들렀을 때에 즐거워하며 뛰놀던 개 한 마리. 얼른 앉아 불러보니 뛰어와 몸을 부볐다. 나이든 개의 목덜미가 차가와 한참을 쓰다듬었다.

말없이 배불리 밥을 먹고 근처의 호텔에서 하루를 머문다는 멤버들에게 인사하고 다시 집으로 세 시간 운전.


동네의 길 어귀에서 자동차를 아슬 아슬 피하는 고양이들을 보니 식당에서의 착한 개가 자꾸 생각났다.

합천 공연.

합천에 다녀왔다.

새벽 다섯 시에 잠들었다. 아침 여덟시에 일어났다.
265km 를 만만하게 보았다. 도로정체로 무려 다섯 시간을 운전하여 합천에 도착했다. 휴게소에서 먹었던 라면은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모두 소화해버렸다. 공연을 시작할 때에 배가 무척 고파져있었다.

MTD 베이스는 내가 스트랩의 길이를 잘 못 조정하는 바람에 무게 균형이 맞지 않았다. 연주하기에는 편안했다.
다만 공연장의 사정이 좋지 않았다. 베이스의 음색이 밴드의 전체 사운드와 잘 어울리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2013년 10월 4일 금요일

초가을.


나는 그러니까, 생의 거의 모든 면에서 늘 늦고 더디고 오래걸렸다.
그것은 환경이나 주변상황의 탓이 아니었다. 타고난 내 성격과 능력의 한계이고 깜냥이었다. 그 대신에 (다행히도) 오래 버틴다. 어쩌면 지구력이라도 있었어야 했으니까 그렇게 되어져온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도 무엇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언제나 늦고 작업시간은 오래 걸린다. 대신 미련하게 버티는 것일 뿐. 그러니까 몸뚱이라도 맷집 좋게 잘 버텨줘야한다.

구월의 마지막 주에 부하가 걸렸던 생활패턴을 내 몸이 견뎌내지 못했다. 어제는 그만 낮 동안 계속 누워있어야했다. 하루의 일을 못하여 마음은 무거워졌고, 하루를 쉬었더니 몸은 가벼워졌다.
회복이 되는게 어디야.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저녁에 외출하여 볼일을 보고 일찍 돌아와 이불을 덮고 두어 시간 또 자뒀다.


몇 시간 후에 합천으로 출발, 토요일 까지 매일 공연. 
괜찮은 늦여름, 초가을이다.

2013년 10월 1일 화요일

전주에서 공연.


전주 KBS에서 마련해준 대기실 옆 옥상에 철퍼덕 앉으면 좋을 잔디가 있었다.
심지어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재떨이도 준비되어 있었다.

아침 부터 리허설을 마칠 때 까지 먹은 것이 없다가, 전주 중앙동에 가서 맛있는 비빔밥을 먹었다. 식사 후 대기실로 돌아왔더니 너무 노곤했다.

악기를 들고 나와서 주저 앉아 쉬려고 했는데 잔디가 조금 축축하여 그만뒀다.

민열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곳에 앉아서 기타줄을 갈고 있었다. (강하다...)



운전하지 않고 기차로 이동했던 덕분에 기차 안에서 잠도 잤고 피곤도 덜했다.

새벽에 집에 돌아와 허기를 참지 못하고 라면을 먹었다.

그래서 지금 특별히 할 일이 없는데도 책상 앞에 앉아있는 중.




새로 나온 엘튼 존 음반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