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4일 금요일

초가을.


나는 그러니까, 생의 거의 모든 면에서 늘 늦고 더디고 오래걸렸다.
그것은 환경이나 주변상황의 탓이 아니었다. 타고난 내 성격과 능력의 한계이고 깜냥이었다. 그 대신에 (다행히도) 오래 버틴다. 어쩌면 지구력이라도 있었어야 했으니까 그렇게 되어져온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도 무엇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언제나 늦고 작업시간은 오래 걸린다. 대신 미련하게 버티는 것일 뿐. 그러니까 몸뚱이라도 맷집 좋게 잘 버텨줘야한다.

구월의 마지막 주에 부하가 걸렸던 생활패턴을 내 몸이 견뎌내지 못했다. 어제는 그만 낮 동안 계속 누워있어야했다. 하루의 일을 못하여 마음은 무거워졌고, 하루를 쉬었더니 몸은 가벼워졌다.
회복이 되는게 어디야.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저녁에 외출하여 볼일을 보고 일찍 돌아와 이불을 덮고 두어 시간 또 자뒀다.


몇 시간 후에 합천으로 출발, 토요일 까지 매일 공연. 
괜찮은 늦여름, 초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