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31일 목요일

21세기가 되었다.


이천 십년이 되었으니 이제 비로소 21세기의 초입이라고 해줘도 될 것 같다. 21세기가 반갑다.
죽음이라는 것이 나중에 언젠가 다가오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어느 순간 갑자기 찾아와 모든 것이 멈춰질 수도 있다. 그러니까 내년에도 내가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행복해지며 살기에도 바쁘다. 시간이 없다. 음악을 들으며 행복해하고 연주하며 즐거워하고 할 수 있을 때 먹고 피우고 마시고 수다를 떠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나쁜 사람들과 밀치고 당기며 보내는 시간도 아깝다. 그럴 틈이 어디에 있나. 사랑하고 웃으며 지내기에도 모자라다. 웃지 못하게 하고 행복해지기 어렵게 하는 사람들과는 으르렁거릴 수 밖에 없겠지만 새해에는 좀 더 신나게 살아보고 싶어졌다.


혼자 해보는 상상이지만 어쩌다가 한번쯤은 공연의 마지막 곡 엔딩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기분이 좋아서 이 음악이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던가, 아직 여력이 있으니 조금 더 연주하고 싶다던가 할 때가 있다.
그렇지만 마쳐야하는 순간은 다가오기 마련이고 종결이란 반드시 후련해야 한다.
21세기를 즐겁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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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끝났다.


리허설하고 있는 동안 아내가 찍었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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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27일 일요일

아이폰


아이폰을 손에 쥔 것이 몇 주 되었다. 그동안 악기연습은 하지 않고 아이폰 타이핑 속도만 빨라져버렸다. 허비행콕 아저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버젼트랙커에서 새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하고 투어 중에 호텔 로비에서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그런 분들은 굳이 연습을 매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겠지.

내일부터 나흘 동안은 합주와 공연들이 예정되어있다. 매일 연습하지 않으면 금세 초보가 되어버리는데 그동안 연습이 부족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구형 도시락 아이팟은 60기가의 음악들을 담은채 자동차 대쉬보드에 매달려 작동해주고 있다. 탈옥시킨 아이팟 터치는 무거운 문서와 파일들을 처리해주고 있다. 손에 들고 다니는 것이 많다보니 멜빵이라도 사서 주렁 주렁 꽂고 다니면 어떨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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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26일 토요일

토라진 고양이.


사춘기 정도는 지났을 고양이가 부쩍 심심해하고 토라지기를 잘한다. 집안의 다른 고양이들을 괴롭히고 심술도 부리고 있다.
고양이는 독립적인 녀석들입네 평화롭고 온순한 존재입네 하는 분들이 있던데 그것, 틀렸다. 사람이 잠시 안보이면 소리내어 불러대고 사사건건 참견하고 변덕 심하고 까탈스럽고 힘들게 비위를 맞춰줘도 알 수 없는 이유로 토라진다.
시샘은 뭐 그리 많은지.
아마도 고양이 꼬맹이가 지금 삐쳐있는 이유는 아내가 요즘 막내 고양이를 편애하고있기 때문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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