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31일 목요일

21세기가 되었다.


이천 십년이 되었으니 이제 비로소 21세기의 초입이라고 해줘도 될 것 같다. 21세기가 반갑다.
죽음이라는 것이 나중에 언젠가 다가오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어느 순간 갑자기 찾아와 모든 것이 멈춰질 수도 있다. 그러니까 내년에도 내가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행복해지며 살기에도 바쁘다. 시간이 없다. 음악을 들으며 행복해하고 연주하며 즐거워하고 할 수 있을 때 먹고 피우고 마시고 수다를 떠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나쁜 사람들과 밀치고 당기며 보내는 시간도 아깝다. 그럴 틈이 어디에 있나. 사랑하고 웃으며 지내기에도 모자라다. 웃지 못하게 하고 행복해지기 어렵게 하는 사람들과는 으르렁거릴 수 밖에 없겠지만 새해에는 좀 더 신나게 살아보고 싶어졌다.


혼자 해보는 상상이지만 어쩌다가 한번쯤은 공연의 마지막 곡 엔딩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기분이 좋아서 이 음악이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던가, 아직 여력이 있으니 조금 더 연주하고 싶다던가 할 때가 있다.
그렇지만 마쳐야하는 순간은 다가오기 마련이고 종결이란 반드시 후련해야 한다.
21세기를 즐겁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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