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22일 월요일
잠을 잤다.
주말이 다 지나도록 집에서 쓰러져 있었다.
무엇을 할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영화를 보고 싶어서 옛날 영화들을 꺼내어 다시 보았다.
지난 번에는 박찬욱의 복수 시리즈 1과 3을 보았다.
오늘은 가운데 것을 다시 보았다.
강의 원고를 쓰기 위해 자료를 펼쳐 놓고 그것을 다시 읽었다.
너무 많은 분량을 읽고 났더니 정작 원고를 쓸 수 없었다.
배가 고파서 국수를 만들어 먹고는 다시 잠을 자버렸다.
연습을 할 수도 없었다.
아픈 손가락은 이제 네 개로 늘어났다.
올 여름에는 병원에 한 번 가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작업실에 가서 커피를 한 컵 곁에 두고 정리한 자료를 읽으며 강의 원고를 썼다.
쓰다 보니 금세 자정을 넘겨버렸다.
집에 돌아왔지만 주차장에 자리가 한 군데도 없었다.
서너 바퀴를 돌다가 결국 적당한 곳에 평행주차를 하고 자동차의 기어를 중립에 놓아둔채 집에 들어왔다.
고양이들이 반가와하며 뛰어나왔다. 아내는 내가 고야이들과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깨어나 잠결에 고양이 이지에게 물에 불려둔 사료를 떠먹였다.
2017년 5월 19일 금요일
여름이 오고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가 그만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다.
강의 원고를 쓰고 싶었는데 뉴스를 보다가 그만 오전을 다 보내버렸다.
뉴스를 보면서 아내와 함께 첫 끼를 먹었다.
낮에 동네에 나가 미용실에 들러 머리를 깎았다.
오후에는 아내와 함께 가구점을 구경했다.
아내에게 새로 침대가 필요하여 구입하려고 했는데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강을 건너 좋아하는 식당에서 카레와 네팔식 빵을 먹었다.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어린 고양이 까미는 낮 동안 이불 위에서 구르다가 늘어지게 하품을 하더니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2017년 5월 1일 월요일
공연 다녀왔다.
목포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영암에서 열린 콘서트에 참여했다.
이 사진은 공연 도중에 키보드 앞에 앉아 있던 상훈씨가 찍어줬다.
자신의 뒷모습을 보는 것이 생경했다.
목포역에는 세월호 유가족을 위한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일을 마치고 다시 용산역으로 도착했더니 자정이 넘었다.
강변북로에는 사나운 속도로 택시들이 달렸다.
동네 어귀에는 술에 취한 사람들이 편의점 앞에 앉아 욕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월이 지나갔다.
2017년 4월 30일 일요일
집에서.
오전에 일어나 자리에 앉았는데, 허리에 통증이 평소보다 심하게 느껴졌다.
아내는 친구네에 다녀온다고 했었다.
얼핏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았다.
아마 그 소리에 내가 일어났던 것인가, 했다.
목의 뒷쪽을 한참 주무르고 주먹으로 허리를 문질렀다.
고양이 이지에게 깡통 사료를 한 개 따서 먹였다. 이지는 절반 정도를 비우고 난 뒤 볕이 드는 곳으로 가서 세수를 시작했다.
음악을 틀어두고 청소기로 바닥을 청소했다.
고양이들에게 물을 새로 따라 주었다.
저녁에는 아내가 가져온 인스턴트 떡볶이를 만들어 먹었다.
내가 그것을 만들고 있는 동안 아내는 이지에게 미리 물에 불려 놓았던 사료를 먹이고 있었다.
나는 음식을 망치지 않도록 타이머를 맞춰 놓은 전화를 들고 불 앞에 서서 냄비 속의 재료를 한참 동안 저었다. 손이 뜨거워지니까 어쩐지 숲속이 떠올랐다.
숲에서 잠을 잤던 기억이 났는데 그것이 언제였을까, 생각해보았다.
역시 군대 시절의 일이었던 것 같았다.
겨울에 산에서 A 텐트를 펴고 비를 맞으며 잠을 잔 후에 일어났을 때에 간절히 불을 원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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