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0일 일요일

관악아트홀

 

8월 9일, 토요일. 이른 아침에 일어났다. 조금 더 자는 것보다 몸을 움직여서 어서 활동할 준비를 하고 싶었다. 한 시간 쯤 손가락을 풀어보았다. 스트레칭을 하고 악기를 바꾸어 가방에 담았다. 온몸이 뻐근했다. 운전할 때엔 관절과 근육이 각자의 위치를 새로 알려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일부러 더 일찍 공연장에 갔는데 내 뒤에 상훈 씨와 민열이가 몇 분 간격으로 비슷하게 도착했다. 서로 생각이 비슷했던 것이겠지.

공연 전에 같은 건물 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리더님의 그림들도 보고 멤버들과 잡담도 했다. 차에 가서 시트를 눕히고 기대어 쉬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은 몸을 느슨하게 할 게 아니라 계속 에너지를 쓸 준비를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짧은 일정이어서 시차 문제를 겪는다던가 하는 일은 없었다. 이층까지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을 보면서 하루 전에는 만 천 킬로미터 떨어진 장소에서 연주하고 있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오늘 공연까지 완벽하게 하고 나면 홀가분한 기분으로 일요일을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공연을 잘 마쳤다.
밤중에 강변도로를 달리면서 찰리 헤이든의 앨범 Nocturne 을 들었다. 코드의 루트만을 누른다고 해도 깊고 큰 울림이 느껴지는 그의 연주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나는 오래 연주를 해왔는데 언제쯤 바른 음을 옳은 타이밍에 소리 낼 수 있게 될까. 더 하면 되는 걸까, 아니면 결국엔 미처 못 해보고 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