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했다. 오후 다섯 시에 공연 시작이어서 이른 시간에 출발했다. 개관한지 삼십년이 된 공연장 건물은 아기자기하고 근사했는데, 리허설을 마친 후 너무 더워서 냉방 중인 커피집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느라 공연장을 둘러 보지 못했다. 대기실 출입문 앞 마당에 무궁화가 예쁘게 피어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꽃들을 보고 굳이 기와 모양으로 만든 콘크리트 건물 꼭대기를 올려다 보는 정도로 만족했다.뉴욕에 가지고 갔던 베이스는 월요일에 깨끗하게 손질하고 프렛보드에 레몬오일을 발랐다. 이제 이 악기에 손이 익숙해져서 연주하기에 더 편해졌다. 관악 문화재단에서 썼던 베이스는 아무래도 줄을 교환할 때가 되어서 대충 마른 걸레로 닦아 집에 놓아뒀다.
지난 주엔 이제 막 외국에서 돌아온 다음날이었기 때문에 피곤하여 그랬겠지만, 무대 위에서 어지러운 증상이 있었다. 그 공연을 하고 집에 돌아와 다음날 일요일엔 아주 긴 시간을 잤다. 오늘은 안경을 쓰고 연주했다. 어지러운 증상은 없었다. 그리고 관객들의 표정이 선명하게 보였다.
바쁘게 움직였던 팔월 일정이 모두 끝났다. 아무 탈 없이 맡은 일을 잘 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