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매일 동네에 타고 다닐 수 있는 자전거를 사고 싶다고 했다. 고양이들을 돌보느라 새벽부터 밤까지 촘촘하게 짜여진 시간을 지키며 지낸지 벌써 몇 년째. 먼길 외출을 삼가야 하는 생활을 오래 해온 아내는 그대신 주어진 짧은 틈을 이용하여 운동을 하고 몸을 움직이고 있는 중이다. 이제는 친오빠의 개도 도맡아 매일 보살피느라 애를 쓰고 있다. 그가 미리 찾아 놓은 자전거점에 가서 자전거를 고른 다음 조립과 세팅을 맡기고 근처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기억에 남을 정도로 무덥고 습한 여름이 아직도 한창이었다. 한강 옆 동네 길을 흐느적거리며 함께 걸었다.테스트 삼아 아내는 새 자전거를 타고 집앞을 몇 바퀴 돌았다. 나는 아직도 허리에 통증이 있어서 그가 권하는데도 한번 안장에 올라가 앉아볼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십년 전에 둘이서 한참 로드 자전거를 타고 다녔을 때가 생각났다. 그 자전거들은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중이다. 어서 처분해버리자는 생각과 언젠가는 몸을 회복하여 다시 타고 다녀보겠다는 생각을 반복하다보니 그대로 두고 지내게 되어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