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9일 일요일

광주에서 공연

 

14:30 광주 예술의 전당 대극장에 도착했다. 어제 안양에서 연주할 때 마이크로 신스 페달을 다시 조정할 필요를 느꼈다. 마침 리더님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오전에 문자 메세지를 보냈었다. 악기를 설치하고 페달보드 앞에 앉아서 리허설 전까지 새로 소리를 만들고 있었다.

리허설을 마치고 공연 시작을 기다렸다.

며칠 사이 내가 지나온 일정들이 꿈을 꾼 것처럼 여겨졌다. 공연 직전에 커텐 뒤에 서서 어깨와 무릎을 돌려보았다. 관절마다 끔찍한 소리가 나고 있어서 얼른 그만 두었다.

하루 전보다는 나은 상태로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 이것으로 올해 가장 바빴던 시월의 일정을 다 끝냈다. 

20:40, 모든 것을 끝내고 집으로 가기 위해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긴장이 풀렸기 때문인지 계속 졸음이 쏟아졌다. 양쪽 종아리엔 자꾸 쥐가 났다. 휴게소에 몇 번 멈춰서 시트를 젖히고 쉬기를 반복해야 했다.

30일 1:28, 집에 도착했다. 보통 이 시간에 아파트 주차장엔 자리가 없어서 이중주차를 하여야 했는데, 지하주차장에 한 자리가 비어 있었다. 이번 일정은 마지막까지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기운이 없어서 악기들은 그대로 차 안에 두고 가방 두 개, 신발 주머니, 편의점에서 구입한 것들이 담긴 비닐백만 들고 집에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