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3일 일요일

산책.


아침에 잠들었다가 정오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뒤늦게 온몸이 찌뿌듯했다.
점심을 먹고 잠깐 망설이다가 자전거를 타고 나왔다.

지난 번에 앞 바퀴가 끼여 나를 공중회전 시키며 땅에 내리꽂았던 그 폐레일을 보고, 사진을 찍어왔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일을 당하기에 충분하다.

이런 것은 보수를 해주면 좋을텐데.



더운 날씨였지만 바람이 불어와 상쾌했다.
나는 유난히 이상한 일을 자주 겪는 것 같다. 자전거 길에서 어떤 노인 한 사람이 도로를 막고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보행자를 위한 옆길에는 행인들이 지나고 있었다. 노인은 길 위에 선채로 이동하려는 것 같지 않아 보였다. 나는 속도를 줄이며 노인의 등 뒤로 지나가기 위해 다시 페달을 밟으려고 했다. 그 순간,  그 사람이 갑자기 한 손으로 내 팔을 때리며 밀치려고 하는 것이었다. 그만 휘청하는 바람에 위험했다.

멈춰 서서 뒤돌아보니 그는 잰걸음으로 뒤돌아 걸으며 '사람 다니는 길인데 아무데서나 지랄들'이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주변에서 목격했던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며 다치지 않았느냐고 묻고 있었다.


나는 잠시 선 채로 멀리 사라지고 있는 노인을 보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쓸쓸하고, 아무 행복한 일이 없는 것 처럼 보이는 뒷 모습.
그를 분노하게 한 것은 여러가지일 수 있겠지.
정의롭게는 안되더라도 웃으며 여생을 보내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힘들겠지만.
나는 별 탈이 없었으므로 다시 달리며 산책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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