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1일 목요일

음악이 가득했다.


어릴 적에, 친구와 약속을 할 때에 자주 음반가게에서 만나기로 하곤 했었다.
명동의 어느 곳, 서대문의 거기, 대학로의 그곳이라는 식으로 약속을 하고 그 장소에 도착을 하게 되면, 어느 쪽이든 서두를 것 없는 처지였으므로 자리에 뭉개고 앉아 음반을 골랐었다. 돈이 없었으니 가게를 나올 때에 손에 집어든 것은 언제나 한 두 장 뿐이었다고 해도.
음악들이 빼곡하게 꽂혀있는 진열대 앞에서, 걸음을 재촉해야하는 여행객의 심정은 금방이라도 울것만 같았다.
이제 내 나라에서는 없어져버린 것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