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1일 월요일

헬로 루키 공연.


춥고 바람이 많이 불었던 토요일. 리허설을 마치고 무려 일곱시간... 지루하게 기다리다가 무대에 올랐다.
그때쯤 나는 반쯤 졸고 있었어서 그만 달랑 베이스만 들고 올라갔다가, 이크, 케이블과 페달보드를 대기실에 두고 와버린 것을 무대에 올라가서야 알았다. 느릿느릿 다시 대기실로 돌아가 이펙터들을 챙겨서 다시 무대로 나왔더니 이미 다른 멤버들은 준비 끝. 맨 앞의 관객 몇 분이 티를 내지 않으려하며 허둥거리고 있는 나를 보고 웃었다.

무대에서 바라본 청중들의 얼굴들. 무려 세 시간이 넘게 선채로 구경하고 있었을텐데도 피로해하기는 커녕 잔뜩 집중해있었다. 축하공연을 하는 입장으로 그곳에 섰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나이 어린 밴드들에게 보답하고픈 마음이 있었다.

앞서 연주했던 밴드들의 편의상 그렇게 되었었던 것인지, 모니터 스피커의 음량이 너무 컸었다. 그것을 피하느라 케이블의 길이에 신경쓰며 왔다 갔다... 소리가 좋은 위치를 찾느라 바빴다. 물론 그 정도면 불만을 가질 정도의 사운드는 아니었다. 훌륭했던 편이었다.
진지한 청중들, 열정 가득했던 출연팀들, 부럽기도 했고 보기좋았다. 나의 이십대에는 그런 시절이 없었다. 겨우 두 곡만 연주해야했지만, 그날의 주인공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 보다는 마음을 담아 축하해주고 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