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4일 수요일

무대 위에 재떨이를.


지치고 배고프고 추웠던 새벽의 파티.
맥주와 소세지로 배를 채우고 몇 시간을 더 연주하고 있었을즈음 어느새 서너 대의 담배를 입에 물고 있었다. 나중에서야 노래하던 분들이 불편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슬쩍 지나갔던 화면이었지만 기분좋아했던 장면들을 기록해줘서 변감독님께 고마왔다. 방송에 담배 물고 연주하는 것이 보이면 안된다는 나라가 되었다니 그것이 웃겼다.

처음 시작할 때 부터 연주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무대 위 앰프에 놓여있는 재떨이에 담배를 놓아두고 피우며 연주했었다. 한참 후에 서교동에 갓 새로 생겼던 클럽에 갔을 때에,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담배를 물고 버드와이저 깡통을 한 손에 든채로 무대에 올랐었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에 대한 관객의 손가락질이었다는 것을 튜닝을 다 마치고 돌아서보았을 때에서야 알았었다. 오히려 문화적 충격을 받은 것은 나였었는데, 씰룩거리며 나를 비난하던 사람들의 얼굴은 더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지금은 그 모든게 우습고 웃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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