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4일 금요일

동물병원


정오에 고양이 꼼이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갔다.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했다.
주치의 선생님이 말하길, 꼼이의 상태가 좋아졌다고 했다. 체중도 늘었고 췌장염 수치도 안전한 상태가 되었다. 아직 림프절이 여전히 보이고 있었다. 항생제를 일주일만 더 먹이고 한 달 뒤에 다시 검사를 하면 좋겠다고 했다.

집에 돌아와 꼼이는 식욕이 생겼는지 사료 그릇을 핥았다. 다른 고양이들이 먹다가 남겨둔 간식을 핥아보는 것은 꼼이의 버릇일 뿐, 무언가 배부르게 먹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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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5일 수요일

선거일


늦게 잠들었던 바람에 아홉시가 다 되어 일어났다.
청소를 하고 커피를 내렸다.
열두 시부터 온라인 수업을 시작해야 했다. 아내는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사전투표를 했기 때문에 아내가 투표를 하러 갈 것을 깜박 잊고 있었다. 나는 아내에게 수업을 마친 후 오후에 함께 투표장에 다녀오자고 했다.

첫번째 수업을 마친 후 방문을 열고 나와보니 아내는 그 사이에 투표를 하고 집에 돌아와 있었다.

온라인 수업을 마친 후 늦은 첫 끼 밥을 먹었다. 이후 개표방송을 한쪽에 틀어두고 수업자료를 정리했다.
저녁에 동물병원에서 전화가 왔고, 고양이 꼼이의 검진을 위해 병원 예약을 했다.
아프지 않은 고양이 두 마리는 아내가 심어둔 캣닢을 앞에 두고 한참을 뜯어 먹으며 놀고 있었다.

오늘은 세월호 사건 여섯 해가 되는 날이었다.
선거결과를 다 보느라 새벽까지 깨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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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2일 일요일

바람이 많이 불었다.


아침 일곱시에 깨었다.
오전에 커피를 세 번 내렸다.
열 시 쯤 아내는 고양이 꼼에게 사료를 챙겨 먹였다. 스스로 먹지 않고 있어서 사료를 물에 개어 조금씩 입에 넣어줘야 한다. 먹지 않으려는 고양이에게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일은 쉽지 않다.

오후에는 고양이 깜이가 자다가 일어나 야옹거리며 간식을 달라고 보챘다.
아픈 고양이 꼼이는 좀처럼 이동하지 않았다.

밖에는 센 바람이 소리를 내며 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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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0일 금요일

온라인 수업



바이러스, 전염병...
이렇게까지 심각하고 기간이 길어질 것을 예상 못했다.
결국 4월 한 달 동안 '비대면 수업'이라는 명목으로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처음에 유튜브 스트리밍을 준비했다가, 그것은 결국 나 혼자 동영상을 만들어 배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zoom.us 를 이용하기로 했다. 아마 그 회사는 이번에 수요가 아주 많아졌을 것 같다.

수업자료를 만들고 원고를 썼다. 처음 해보는 일이기도 했고 영상을 통해 수업을 진행할 때에 시간을 허비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더 신경을 써야만 했다.
사용한 플랫폼은 화상회의 전체를 녹화해주는 기능이 있었다. 수업을 마칠 때 마다 기록된 영상을 확인하고 iMovie 로 편집하여 용량을 줄였다. 학교 측에서 증빙자료로 삼아 영상파일을 정해둔 곳에 올려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학생들에게 제공할 PDF 파일도 따로 만들었다. 음원 샘플을 조각 조각 만드느라 시간을 많이 보냈다.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고, 첫 주의 온라인 수업을 마쳤다.
뒷정리를 하며 생각해보니, 그냥 출퇴근 하는 것 보다 더 일이 많았다. 책상 위에 기기들이 어지럽게 굴러다녔다. 모든 사람들이 이전에 없었던 경험을 하고 있는 시기일 것이다.

다음 주 수업 시간은 선거일과 겹친다. 행정지침에 따르면 온라인 수업은 임시휴일이라고 해도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에게 투표하는 데에 지장이 없는지 확인해달라고 메세지를 보냈다. 나는 사전투표를 하기로 했다. 나는 항상 선거일에 투표를 했었기 때문에, 이것도 처음 해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