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3일 수요일

고양이 이지.


수퍼문이라더니 새벽까지 큰 달이 하늘에 걸려있었다.
오랜만에 맑은 날씨였다. 햇볕이 오전 내내 집안에 가득 들어왔다.

고양이 이지가 뛰고 뒹굴고 그루밍을 했다.
볕이 드는 곳을 다니며 드러눕기도 했다.

조용한 낮 시간이었다.

2016년 마지막 날에 고양이 이지는 병원에 있었다. 그 후 큰 수술도 받고 약과 주사를 많이도 투여당했다.
2017년 마지막 날에도 이지는 병원에 있었다. ‘모든 수치가 좋아졌으며 스스로 잘 먹고 건강하다’는 말을 듣고 왔다.

고양이가 그나마 많이 나았다는 것은 우리도 알고 있었다. 사실인 것을 수의사님으로 부터 확인 받을 때에 이상하게도 비로소 안심이 됐다.
매일 낮에 햇볕이 드는 곳에 앉아 졸거나 그루밍을 하는 작은 고양이를 보는 일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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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2일 화요일

시골.


시골에서 맡는 겨울 냄새가 있다.
어릴적에 몇 년 동안 농촌생활을 했었다. 흰 눈이 쌓였던 날에 옛날식 가옥에서 맞았던 겨울 아침이 생각 났다.

얼어있는 바닥과 덜 녹은 눈 위에는 작은 발자국들이 보였다.
시골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는 몸을 숨기고 장난을 걸더니 논 바닥 위를 토끼처럼 뛰어 다녔다.

사람 없는 곳은 어디나 평온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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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31일 일요일

클럽 연주.


올해 마지막 연주는 작은 클럽에서 친구들과 함께 했다.
엊그제 금요일 밤의 일이었다.
아침에 악기 두 개를 놓고 고민을 하다가 플렛리스 프레시젼 한 개만 가지고 가기로 정했다.
기타가 네 명, 하모니카 연주자도 있었다. 화음과 멜로디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반주를 하고 싶었다.

감기몸살을 한참 앓았다.
겨우 회복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몸이 다 낫지 않았었나 보다.
연주를 마친 후에 통증이 많았다.
새해엔 더 많이 움직이고 부지런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십 분 후에는 새해가 되어 달력이 넘겨질 것이다.
좋은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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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와 동물병원에.


작년 12월 31일에도 고양이 이지는 동물병원에 있었다.
다른 동물병원으로 옮겨 다니면서 한 해 동안 이지는 수술을 받기도 했고 주사를 맞고 피를 뽑는 일을 반복했었다.
이제 아프지 않게 되어 스스로 밥을 먹으며 지내고 있다.
오늘은 혈액검사를 다시 했다. 좋지 않았던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몸무게도 늘었다.

두어 달 먹일 수 있는 약을 지어 이지와 함께 집에 돌아왔다.

새해에는 고양이들도 사람도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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