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5일 목요일

새 버젼 녹음.

이 날의 녹음은 아주 쾌적했었고, 스트레스 받는 일도 없었고, 정말 그날 오후의 커피 맛이 기억날 정도로 상쾌했다. 두 세 번 합주로 끝나버린 녹음이어서 심지어 녹음을 마치고 시간이 남았다. 나는 멤버들과 헤어져 밀려있는 다른 일을 하러 가기도 했다.

촬영에 비협조적인 멤버들을 카메라맨들이 잘 찍어주시고 편집도 잘해주셨다.




.

2011년 12월 14일 수요일

제대로 숨을 쉬기.

무대 뒤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바쁘게 지내왔는데 이제 하나 둘 일정이 끝나간다. 올 연말은 좀 한가할 것이다.
시간이 나면 그동안 미루고 못했던 일들을 할거다.
몇 주 고생하던 감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아침에는 안개가 가득하고 겨울 냄새가 풍겨왔다.

그런데 아무리 공기를 들여마셔도 가슴 속이 시원해지지는 않았다.
언젠가 부터 나도 모르게 잘 못 숨쉬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

2011년 12월 6일 화요일

12월은 냅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점점 더 빠르게 느껴진다고 하지만, 12월은 정말 냅다 뛰어 도망가고 있구나. 벌써 닷 새가 지나고 있다.
어제 밤에는 아직 내 멱살을 잡고 어긋장을 부리고 있는 감기를 버텨보려 일부러 든든히 먹고 오래 잤다. 훨씬 개운하다.

대충 세 컵 정도 나올 분량의 콩을 담아 빙글 빙글 돌려 갈았다. 이제 아침이 밝을 때 까지 마실 커피를 내려 놓았다.

연말이어서 이곳 저곳으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그중 일부는 연주를 부탁받는 전화인데 일정을 더 이상 조정할 수 없어서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두어 개의 일은 돈을 받지 않는, 친목상의 부탁이었다. 오래 전 부터 알고 지내던, 내가 어려웠던 시절 도움을 주셨던 분의 비영리성 행사인데다가 심야의 시간이어서 부담없이 참석을 약속했다. 올해에도 이렇게 똑같이 지나가버리고 말게 되었지만, 내년의 연말에는 마음 따뜻해지는 날을 마련해 가까운 친구들과의 모임이라도 가졌으면 좋겠다. 연주도 하고 떠들고 웃으면서.


.

감기와 함께.

지금 커피잔 곁에는 판피린 병도 한 개 기다리고 있다. 감기와 함께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난 달 7일에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새로 녹음했다.
아침에 음원이 나와있어서 육백 육십원을 내고 다운로드했다.
이 곡은 그날 오후에 세 번 연주했던 것 중 두 번째의 것을 테이크한 것이고... 그렇게 해왔던 것 처럼 동시에 연주한 것을 더빙 없이 라이브로 녹음한 것. 모노로 시작하여 스테레오로 변하는 아이디어는 녹음 직후 리더님의 제안이었다.
윤기형님의 조언을 듣고 그것이 옳다고 동의하여 베이스의 라인을 간결하게 했던 것이 그때는 좋았는데, 지금 들어보니 조금 답답하기도 하다. 나의 나름대로의 구상이 있었다고 해도 언제나 전체 사운드를 위해서 양보하고 물러나주는 것, 그것이 좋은 결정만은 아닌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