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13일 월요일

풀잎이 위로를 해줬다.


가끔 그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여겨진다.
너무 일찍 잠을 깨어버린 때문에 머리가 무겁고 피로감이 가득하다.
커피를 내리고 난 뒤 아직 남아있는 젖은 여과지에 물을 끓여 부어놓고 창문을 조금 열어두었다. 그 창문 앞에 아내가 걸어놓았던 쬐그만 풀이 있었다. 그것이 어느새 길게 자라버렸다.
그 연한 색감에 잠시 사로잡혀 커피 서버에 재탕 커피가 넘쳐버릴 뻔 했다.

어쩐지 식물로부터 위로를 받는 느낌. 그들은 소리 없이 가쁘게 살아가면서도 넉넉해 보인다.
걔들 입장에서는 이쪽 포유류가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고양이들은 의자를 하나씩 차지하고 똑같은 모양으로 누워 조용하게 잠들어있고, 집안에 가득한 화분마다 연한 녹색 진한 녹색들이 흥청거리고 있었다.
음악도 틀어두기 싫은 고요함이 맘에들어 피곤한데도 다시 잠들지 못한채로 앉아있다가 보니 창 밖이 환하게 밝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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