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31일 월요일

연말공연.


청중이 많으면 많을수록 연주하는 입장은 여유로와진다. 대구의 이 공연장에서는 천 명의 관객들이 가득 차있었다. 그분들 덕분에 잔향이 많이 사라졌다. 나는 음악이 흐를 때에 관객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 늘 신기하다. 점잖을 빼는 분들이나 즐기려고 작정한 분들이나 그 동작의 크기만 다를뿐, 반응은 솔직하고 냉정하다.

간밤의 꿈에 작은 클럽에서 연주를 하는 꿈을 꾸다가, 잠꼬대를 하고 말았다. 일찍 일어나있던 아내가 짓궂게도 내 잠꼬대에 대답을 해주고 있었다. 나는 그 대답에 다시 대답을 하다가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고 말았다. 꿈속에서의 장면은 이제 막 클럽에 가득 앉아있는 분들의 무릎사이로 지나가면서 무대에 오르기 직전이었다. 무릎이 서로 닿을 정도의 공간에서 밤새 연주하기, 그것이 가끔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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