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2일 목요일

자동차 정비

 

내 오래된 자동차는 14년 동안 한번도 고장 없이 나를 태우고 잘 다니고 있다.

계절이 바뀌었고 곧 다가오는 일정 중엔 오프로드를 운전해야 할 일도 있어서 정비를 받았다. 내가 십여년 가까이 찾아가고 있는 정비업체 사장님은 오늘도 세심하게 차를 봐주셨다. 앞으로도 오래 이 차를 잘 타고 다니면 좋겠다.

2023년 10월 8일 일요일

인천 공연



영종대교 앞 드림파크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하여 공연을 하고 왔다. 내비게이션의 예측과 달리 외곽순환도로에 정체가 심했다. 다행히 약속시간에 맞춰 도착할 수 있었다.

작은 규모의 공연이었고 리허설 시간이 되었을 때 비로소 악기와 음향장비가 막 설치되는 중이었다. 사람들이 아주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설치하고 준비해야 했다. 무대 위에서 음향을 조정하느라 뛰어다니던 청년은 혼자 분주하게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땀을 흘리며 무대 위와 아래를 번갈아 다녔던 그 스탭 덕분에 정해진 시간에 맞춰 리허설을 하고 공연도 진행할 수 있었다. 일부러 그에게 다가가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공연을 마친 뒤에도 한번 더 했다.

가까운 곳에 조성된 야생화 공원에 꽃이 잔뜩 있었다던데, 아쉽게도 구경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2023년 10월 7일 토요일

강화도 전등사


 두 시간도 못 자고 아침에 깨어버렸다. 고양이 이지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아내가 내는 그릇소리에 깬 것이 아니었다. 어떤 꿈을 꾸다가 혼자 벌떡 일어나 앉았다. 토요일에 길이 많이 막힐 것이었기 때문에, 잠이 모자란 상태로 일찌감치 강화도로 출발했다.

이 곳에서 공연했던 것이 십일년 전 시월이었다. 그날의 공연은 잘 생각나지 않았다. 사찰을 둘러보면서도 처음 와보는 기분이 들었다. 리허설을 한 뒤에 멀찍이 숲에 세워둔 자동차에 들어가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잠을 청했다. Simon & Garfunkel의 Bookends 앨범을 들으며 잤는데, 깨어났더니 몸이 가뿐해졌다. 어두워진 밤하늘 아래 공기가 상쾌했다.

조용한 산사에서 열 곡을 연주하고, 두어 곡을 더 한 후에 공연을 마쳤다. 무대에서 내려와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 중계를 틀어보았더니 한 점을 잃고 지는 중이었다. 아이폰 화면에 축구 중계를 틀어놓고 아나운서의 말을 들으며 운전했다. 전반전에 동점이 되고, 후반전에 대표팀이 한 골 더 넣는 것을 들으며 집까지 왔다. 막 경기가 끝났을 때 나는 집에 도착하여 주차장에 들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올해 전등사 공연은 잘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2023년 10월 4일 수요일

리코딩


 명절 연휴 전날에는 의뢰를 받은 베이스 녹음을 집에서 했다. 데모를 여러 번 들어보고 연습을 많이 해보았다. 머리 속에서 정리가 끝난 뒤에 일부러 스튜디오에 출근하듯 방문을 닫고 앉아서 점심은 먹지 않고 밤까지 작업하여 일을 마쳤다.

완성된 음원을 보내고 나서 연휴 동안에는 언제라도 수정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녹음을 이어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연락이 오지 않아서 나 혼자 다른 악기로 재녹음을 해보기도 했다. 녹음에 썼던 베이스를 치고 있으면 그 사이에 줄이 닳아서 음색이 달라질까봐 줄을 풀어놓고 기다렸다. 휴일이 끝날 무렵, 다행히도 내가 보낸 베이스 트랙을 그대로 사용하여 그 음악의 믹싱을 마쳤다는 소식을 전달 받았다. 그제서야 긴장이 풀렸다. 녹음실에서는 짧은 시간 집중하여야 해서 일을 마치면 몸이 지치곤 했는데, 집에서 녹음해야 할 때엔 '됐다'라는 연락을 받을 때까지 긴 시간 강박을 느끼는 것 같다.

Recording 은 '리코딩'으로 발음하는 것이 맞지만 오래도록 우리말 표기는 '레코딩'이었다. 영어 발음이야 어떻거나 간에 레코딩으로 쓰고 말하는 것이 철자를 떠올리기도 편한 것 아니냐,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 우리말 사전에 등재된 외래어 '레코딩'에는 "'리코딩'의 비표준어"라는 설명이 붙어있었다. 놀랍게도 '리코딩' 항목이 따로 생겨있었다. 좋은 것일 수도 있고, 이상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