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5일 금요일

결재 중..


공연 직후 '싸인회'.
민우씨는 정성껏 또박 또박 서명하느라 자꾸 결제서류가 밀리고 있었다.
한 분씩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를 하고 이름을 적고 있었는데, 어쩐지 스물스물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 요즘 쉬지 못하였기 때문인지 손목과 손가락들이 많이 아팠다.
다 끝나고 악기를 들고 나왔더니 부쩍 차가와진 바람이 콧속에 슥 들어왔다.

피아노 음악을 듣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며 자동차의 시동을 걸고 아이팟의 셔플을 눌렀더니 Brad Mehldau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강변을 달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내내 Keith Jarret과 Wynton Kelly를 들었다. 운전할 때에도 손가락엔 계속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
제법 고단하여 하루 정도는 쉬고싶어졌다.
그러나 내일도 공연이다. 
연말 공연을 대비한 엄격한 리허설인 셈인건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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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4일 목요일

스페이스 공감.


몇 달 만에 다시 찾은 스페이스 공감.
리허설 때에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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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야외에서 스탠다드 재즈 연주를 하는 도중에, 어떤 남자가 지나가면서 반말을 했던 적이 있었다.
'신나는 노래는 언제 나와?'

멍멍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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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1일 월요일

헬로 루키 공연.


춥고 바람이 많이 불었던 토요일. 리허설을 마치고 무려 일곱시간... 지루하게 기다리다가 무대에 올랐다.
그때쯤 나는 반쯤 졸고 있었어서 그만 달랑 베이스만 들고 올라갔다가, 이크, 케이블과 페달보드를 대기실에 두고 와버린 것을 무대에 올라가서야 알았다. 느릿느릿 다시 대기실로 돌아가 이펙터들을 챙겨서 다시 무대로 나왔더니 이미 다른 멤버들은 준비 끝. 맨 앞의 관객 몇 분이 티를 내지 않으려하며 허둥거리고 있는 나를 보고 웃었다.

무대에서 바라본 청중들의 얼굴들. 무려 세 시간이 넘게 선채로 구경하고 있었을텐데도 피로해하기는 커녕 잔뜩 집중해있었다. 축하공연을 하는 입장으로 그곳에 섰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나이 어린 밴드들에게 보답하고픈 마음이 있었다.

앞서 연주했던 밴드들의 편의상 그렇게 되었었던 것인지, 모니터 스피커의 음량이 너무 컸었다. 그것을 피하느라 케이블의 길이에 신경쓰며 왔다 갔다... 소리가 좋은 위치를 찾느라 바빴다. 물론 그 정도면 불만을 가질 정도의 사운드는 아니었다. 훌륭했던 편이었다.
진지한 청중들, 열정 가득했던 출연팀들, 부럽기도 했고 보기좋았다. 나의 이십대에는 그런 시절이 없었다. 겨우 두 곡만 연주해야했지만, 그날의 주인공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 보다는 마음을 담아 축하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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