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5일 수요일

닳아버린 사람.


어린 학생 한 명이 카메라를 집어들더니
말없이 셔터를 눌렀었던 모양이었다.

아이들은 천진한데 나는 닳아버렸다.
내 모습을 찍어주는줄도 모르고
오른손을 내밀어 돌려달라고 보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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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보 위의 고양이.


곱게 세탁해놓은 흰 이불보 위에 제일 먼저 뛰어드는 고양이는
당연히 순이.
뒹굴다못해 노래를 부르듯 그르릉거린다.
세제 냄새가 담긴 하얀 이불보를 무척 좋아한다.

순이는 한참을 이불보 위에서 놀다가, 이불보 위에서 잠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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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감이 달렸다.


볕이 좋았던 낮에 집앞의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감을 보았다.
어쩌자고 푸른 하늘을 벽지 삼아 붉게도 매달려 있었는지.
종일 바람은 불고 햇볕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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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3일 월요일

쉴 수 있던 시간.


며칠 동안 많이 말하지 않아도 되었어서 좋았던 것이었나보다.
지나고 보니 그랬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내일 부터는 약장수처럼 하루종일 말을 해야하는 한 주가 시작될 것이어서 미리 피로해진다.
떠들지 않으면서도 할 수 있는 레슨 방법을 고안해야만 계속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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