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 24일 화요일

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온이 차가와졌다.
고양이 순이는 내 곁에 다가와 바짝 붙어서 함께 자기 시작했다.


나가야 할 시간이 되어 씻고 옷을 챙겨 입는 동안에도 순이는 이불 위가 따스하고 편했던 모양이었다. 그대로 누워서 고개만 돌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빈 집에 자주 혼자 두게 되어서 언제나 미안하다. 순이는 잠이 깨자 마자 외출을 하는 나를 책망했을지도 모르겠다. 함께 다닐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할 수 없어서 언제나 미안하고 안타깝다.

2006년 10월 18일 수요일

이상한 일들.

얼마전엔 철제의자가 갑자기 뚝 부러졌었다. 내가 조금(?) 체중이 불었다고는 하지만, 일반적인 상식으로 볼때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오늘낮에는 어처구니없이 자동차의 앞유리가 쩍 소리를 내며 금이 가버렸다. 어이없는 일이기도 했지만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현상이어서 할말을 잊었다. 내 일상에서는 이런 일들이 항다반사恒茶飯事인건가 보다. 
주차장에서 잠시 내차에 올라탔던 만 세 살짜리 조카 아이가 내가 틀어놓은 음악소리를 듣고 좋아하며 단 한 번 제자리에서 뛰었을 뿐이었다. 아주 절묘한 각도로 조카녀석의 머리와 유리가 부딛혔던 때문인지 그만 유리가 깨어져버렸다.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약간의 통증도 없었던 모양이어서 들이받은 직후에도 그냥 생글거리며 놀고 있는 것이었다. 오히려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계속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몹시 놀랐던 내 모습을 보며 이상하다는듯 바라보며 천진하게 '무슨 걱정해?'라고 했다.

밤중에 집에 돌아와서야 비로소 지난밤 꿈을 기억하고 나는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너무 사실적으로, 꼬마 계집아이가 내 이름을 부르며 웃다가 병을 깨뜨리는 꿈을 꿨던 것이다. 아까는 전혀 생각을 못하고 있다가, 아침에 잠을 깨어서 도대체 또 무슨 꿈인가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버렸다. 


2006년 10월 10일 화요일

녹이 잔뜩.


내일은 오랜만에 녹음을 하러 가게 되었다.
녹슬었던 브릿지를 큰맘먹고 분리하여 라이터 기름으로 깨끗하게 닦았다.
그러나 닦아서 다시 조립한 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다시 전처럼 녹이 슬었다.
결국 부식이 심했던 나사 대가리 한 개는 어느틈엔가 그냥 바스러져버리고 없었다.
지금은 당장 사용하는데에 지장이 없어서 내버려두고 있지만 이것도 머피의 법칙이라고, 이러다가 반드시 다급하게 브릿지를 조정해야만 하는 급한 순간을 만나게 될까봐 걱정하고 있다. 미리 여벌을 사두어야겠다.


2006년 10월 9일 월요일

조카 남매


한 동네에 살면서도 자주 만나지 못하는 동생네 식구들. 
연휴때에 한번 만나보려 했는데 또 못보고 지나가버렸다.
내 동생의 블로그에 들러서야 사진으로 조카들을 구경해야 했다.
사내아이는 자꾸 제 외할머니에게 삼촌의 흡연을 고자질하고, 꼬마 여자아이는 밝고 활발하다. '내가 이렇게 아이들을 좋아했던가, 정말 귀엽기만 하구나.'라고 말했더니 곁에 있던 동생이 툭 뱉듯이 대답을 했다.

"직접 키우는게 아니니까 그렇게 쉽게 말하는거지."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