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16일 금요일

연주.


블루스 연주를 했다.
공연은 차분했고 나는 기분이 편안했다.
그곳은 요리가 훌륭한 식당이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밤 늦게 집에 돌아와 제일 먼저 커피를 내려 마셨다.
하루 종일 나른했던 이유는 더운 날씨 때문만은 아니었나보다, 했다.
커피를 진하게 내려 마시고 Yellowjackets 의 음악을 들었다.


2017년 6월 14일 수요일

학기가 끝났다.


이틀 뒤 공연을 위한 블루스 합주를 다녀왔다.
집에 돌아올 때에는 오랜만에 강변북로를 따라 달렸다.
쇼팽을 틀어두고 있다가, 시리에게 조동진의 노래를 틀어달라고 했다.
외롭고, 외로운 노래들이었다.

배가 고팠는데 먹고 싶은 것이 생각나지 않았다.
미리 사두었던 품질 좋은 커피콩을 꺼내어 봉지를 열고, 유리 단지에 나누어 담았다.
내일은 학기의 마지막 강의를 하는 날이다.
강의 원고는 낮에 미리 써두었다.
이제 곧 잠들면, 아침까지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2017년 5월 31일 수요일

정들었던 무대.


그곳에서 많이 연주했었다.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고 했고, 그곳에서는 더 이상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어제의 공연으로 이제 그 무대는 안녕이다.
더 좋은 시설, 더 좋은 환경으로 옮겨간다고 해도 언제나 중요한 것은 건물과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세상의 모든 공연에서 항상 준비되어 있고 조건과 형식을 빠짐없이 지닌 쪽은 관객이다.
연주자와 엔지니어들이 아니다.
겸손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태만한 쪽은 언제나 관객석 맞은편의 사람들이다.
그래서 정성을 쏟았던 사람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한때 빛났던 이름만 깜박인다.




..

2017년 5월 26일 금요일

금요일.




오후 세 시에 합주를 하러 서교동에 갔었다.
약속 시간에 맞춰 도착할 수 있었다.
길이 막히지 않았어서 일찍 도착하여 잠시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을 들었다.
날씨는 좋았고 하늘은 예뻤다.

오랜만에 모인 친구들과 한 곡씩 공연을 위한 곡들을 연습했다.
예정보다 합주가 일찍 끝났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조금 밀리고 막혔다.

아내가 만들어준 피자를 먹었다.
그것을 먹고 잠들었다가 밤 열 한시에 일어났다.
다음 날 레슨할 음악파일을 손보았다.
강의에 사용할 원고를 정리하고, 일부를 처음부터 고쳐서 다시 썼다.
커피를 내려 마셨다.
까만 어린이 고양이가 주방 쪽 작은 창문 앞에 앉아있었다.
그 그림자를 보는 순간 순이 생각이 났다.
까만 고양이를 안아서 쓰다듬어 주고, 아내가 그렸던 순이의 그림이 걸린 벽 앞에 서서 커피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