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2일 일요일

자전거 타기.

왕복 80km를 달렸는데, 여의치 않아 때를 놓치고 그만 한 끼도 먹지 않았다.
물통을 비우면서 뭐 굶어도 괜찮을거야...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굶어 죽을 뻔 했다.
날씨가 맑길래 할머니를 만나러 공릉동에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마음 먹었다.
아내가 밥을 차려줄테니 먹고 가라고 했지만 속이 더부룩한 것이 싫어서 편의점에 들어 쵸코바 두 개를 사먹고 출발했다. 출발 부터 가느다란 비가 조금씩 오고 있었다. 
소나기일 뿐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갈 때에도 올 때에도 가는 비를 맞으며 달려야 했다.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하여 돌아가기도 했으므로, 아마도 거의 팔십 킬로미터를 달린 셈일 것이다. 할머니는 혼자 계셨고, 밥상을 차린다거나 하실 수 없었기 때문에 그냥 안먹었다.
할머니집에서 출발할 때에 국수집 앞에서 잠시 고민을 했다가, 어서 집에 돌아가 밥을 먹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멍청한 짓이었다. 
영동대교를 지날 때에 부터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더니 통증이 생겼다. 근육통도 아니고 뼈가 아픈 것도 아니고... 아픈 느낌인데 정확히 어디가 아프다고는 할 수 없는 느낌. 그리고 이어서 허리에 통증이 오기 시작하고 배가 고파졌다. 하지만 그 때 부터 자전거길에 음식을 파는 곳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덕소 산 앞에 아직 문을 연 식당이 있어서 칼국수를 사먹고 겨우 살아났다. 집에 오니 여덟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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