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Fabercastell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Fabercastell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22년 2월 28일 월요일

만년필

 



나는 손끝이 약하다. 악기를 연주할 때 걸핏하면 검지손가락의 손톱이 들려버리거나 손가락 끝을 다친다. 그런데 겨우 펜을 쥐고 글씨를 쓰다가 손끝이 다칠 줄은 몰랐다. 굳은살이 있어도 이 모양이다.

만년필에 관련된 영상들이 재미있어서 매일 찾아보고 있었다. 어떤 도구, 어떤 취미이거나 할 것 없이 사람들은 자기가 재미있어하는 것에 객관적이지 못하다. 그냥 그것이 좋고 그 일에 몰두하여 재미있으면 그것으로 이미 충분할 것 같은데, 자신의 선택과 취향에 자꾸 비싼 값을 매기려고 한다. 다른 기준, 보편적인 동의, 억지로 쥐어 짜낸 급조된 철학 같은 것으로 장식해주지 않으면 자기의 취미가 보잘 것 없는 것이 되어버릴까봐 겁을 내는걸까. 나는 그런 모습들을 악기에서도 보았고 자전거를 탈 때에도 체험했다. 당연히 만년필의 세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모든 인간의 문화는 그렇게 과몰입하는 사람들의 쓸데 없는 짓들 덕분에 풍부해진다. 뭘 저렇게까지 하는가 싶은 사람들의 경험과 실패가 쌓여 그 분야의 세계를 만들고 있었다.

한편 나는 갑자기 펜을 사느라 너무 돈을 썼다. 이쯤에서 멈춰야 좋겠다.



2022년 1월 26일 수요일

손으로 쓰기


 사용하던 일기장 앱은 이제 없어졌고, (관련내용) 제 날짜에 배송받았던 공책에 일기를 쓰고 있다. 오랜만에 손으로 글씨를 많이 쓰고있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처음 하루 이틀은 손으로 쓰는 것보다 타이핑을 하는 것이 더 편하다며 불평도 했었다. 지금은 만년필에 잉크를 채우며 뭔가 더 쓰고싶어지기도 하고 있다. 손가락으로 펜을 쥐어잡고 쓰고 그리는 행위가 만족감을 준다. 가지고 다니던 메모장에 적는 글씨의 모양도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