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약속시간에 맞춰서 지하 주차장에 내려가 시동을 걸었는데 피시식 하며 꺼져버렸다.
보험회사의 서비스를 써먹어 응급 점핑을 하고 동네에 있는 가게에서 배터리를 교환했다. 배터리를 5년이나 사용했으니 오래도 쓴 셈.
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돈을 또 지출.
남의 말을 잘 듣지 못하는 증상은 남한에 질병처럼 퍼져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배터리 교환을 하러 갔던 곳에서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에게 새 배터리로 교환하러 왔다고 말을 했다. 그런데 테스터기를 가져와 전압을 체크하고 차량출시연도를 확인하더니 무슨 설명을 하려고 하고 있었다. 두 번째로 이야기하여 겨우 배터리 교환. 시간도 없는데…
놀러온 사람으로 보이는 다른 사람은 자동차 엔진을 보면서 ‘이거 휘발유죠?’라고 물었다. 아니라고 했더니 잠시 후엔 ‘차를 자주 안 타니까 배터리가….’라고 하길래, 나는 매일 장거리를 다닌다고 해줬다.
그 후엔 다시 성가시게 말을 붙이지는 않았는데, 이런 사람들을 부쩍 자주 만나다보니 아마도 전염병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