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7일 월요일

새벽 기차역.



새벽, 기차역에 도착하여 일행들과 인사하고 헤어져 주차장을 찾아 걸었다.
어두운 용산역사를 걸어가다가 내가 이 미로같은 길을 어떻게 알고 있는건가 했더니.

그랬구나, 잊고 지냈던 기억.
십 년 전에 나는 완전히 무너졌던 적이 있었는데, 그다지 욕구도 희망도 없이 여름의 몇 달 동안을 아침 저녁으로 이곳을 지나며 음악과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었다.

습하고 더웠던 그 해 여름에 인파 속에서 갯벌에 빠진듯 무거운 발을 옮기며 리차드 보나를 듣고 있었다.

흠, 거기가 여기였군, 하며 잠깐 서서 담배 한 개비. 허공에 뿌려지는 연기가 상쾌하게 흩어졌다.